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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시선과 창] 처칠의 통찰력이 필요한 시대

2023-03-29

처칠, 위대한 영국인 1위
전쟁 중 승리 'V'수신호 첫선
보험법·에너지 정책 추진
국민 힘 모아 기후변화 대비
재생에너지 마련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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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2002년 BBC는 영국인 100만명을 대상으로 '위대한 영국인 100명'을 조사했다. 찰스 다윈(6.9%), 윌리엄 셰익스피어(6.8%), 아이작 뉴턴(5.2%), 엘리자베스 1세(4.4%)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다이애나 왕비(13.9%)는 3위, 존 레넌(4.2%)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28.1%나 받은 윈스턴 처칠(1874~1965)이었다. 노쇠해 가는 대영제국의 자존심을 지킨 통찰력을 높이 평가했다.

명문가 출신 처칠은 말썽꾸러기 소년이었다. 육군사관학교를 어렵게 졸업하고 쿠바·남아공·인도 전쟁에 참여한 뒤 1900년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나치즘에 주목해 영국의 재무장을 의회에서 주장했으나 동료들은 번번이 무시한다. 하지만 제2차 대전이 발발하자 1940년 5월 희망을 잃은 국민에게 "피, 눈물 그리고 땀밖에 드릴 것이 없다"며 총리에 오른다.

처칠은 정치지도자였지만 다방면에 통찰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는 무려 318권의 책을 남겼는데 31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6년간 집필한 '제2차 세계대전'은 195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또 수많은 기고문·연설문을 통해 수많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생각을 정리할 때는 틈틈이 그림을 그려 500여 점의 유화를 남겼다.

그가 남긴 경제정책은 시대를 앞서갔다. 그는 시장주의자였지만 동료의원들로부터 '계급의 반역자'라 불릴 만큼 진보적인 정책을 내놓았다. 1909년 최저임금제 도입, 1911년 국민보험법 도입을 주도했다. 노동자의 건강 보험인 국민보험법은 기업·정부·노동자의 분담금으로 재원을 마련했고 실업보험도 포함해 복지국가의 기본 틀을 마련했다.

에너지 전환정책도 대단히 흥미롭다. 석탄이 많은 영국은 이를 토대로 산업혁명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19세기 전반 영국의 석탄 소비량은 전 세계 85%에 이를 정도였다. 그러나 처칠은 1859년 미국에서 개발된 석유에 주목하여 유전개발을 추진했고 1908년 5월 영국은 이란 남서부에서 대량의 석유를 발견한다. 이듬해 영국-페르시아 석유회사(APOC·오늘날 BP의 전신)를 설립했다.

1914년 해군장관이 된 처칠은 석탄이 많이 있기에 유전개발 투자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마침내 영국은 대규모 투자로 APOC를 국유화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해군이 장기 구매토록 했다. 한편 처칠은 군함의 연료를 세계 최초로 석탄에서 석유로 바꾸었다. 연기가 나지 않아 은폐에 유리했고, 부피가 작고 해상공급이 가능했으며 작전영역이 훨씬 넓은 장점을 알고 있었다. 석탄을 주동력으로 하는 독일과의 1차 대전은 결과가 정해져 있었다.

물론 처칠은 식민지 탄압으로 비난받기도 했다. 하지만 2차 대전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에게 승리를 뜻하는 '브이(V) 자'의 수신호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용기를 심어 준 것은 높이 평가되고 있다. 또한 복지제도의 도입과 석유 에너지로의 전환은 그의 통찰력이 만든 결과였다.

지난 21일 환경부와 탄중위의 발표에 따르면 2030년까지 40%(2018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을 다시 확인했다. 최근 기후변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어 화석연료를 줄이는 에너지 전환은 불가피하다. 처칠이 살아있다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재생에너지로 전환해야 하며 장점을 찾아내기 위해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할 것 같다.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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