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지지율 하락 위기 속 野공세 정면대응으로 존재감 확대
박수영 여의도硏원장 "韓 출마해 586 퇴장시키는 역할 해주길"
![]()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등판론'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를 조짐이다.
한 장관 본인은 선을 긋고 있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서 내년 총선 출마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군불을 때고 있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한동훈 카드'를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에 출석한 27일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에 임명된 박수영 의원이 한 장관의 총선 등판을 희망하는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세대교체론을 꺼내들며 한 장관의 출마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개인적으로는 좀 등판했으면 좋겠다"며 "이분(한동훈)이 서울 출신이다. 그동안 우리 정치를 좌우했던 게 영남과 호남의 싸움이었다면 이제 정치지도자로 서울 출신이 나와 지역갈등을 전부 없애버리고 586세대를 퇴장시키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장관 탄핵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선 "(탄핵이 추진될 경우) 한 장관은 국민적 히어로(영웅)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한 절차가 반복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에서 한 장관 총선 등판론이 불거지는 것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총선에 대한 불안감이 국민의힘에 깔려있다고 봐야 한다. 한 장관의 인기도 총선 등판론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한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 등을 통해 야당 공세에 논리적으로 대응하면서 인지도와 인기를 높였다. 특히 '할 말은 하는' 한 장관의 태도에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이 적극 호응하고 있다. 자기 신념이 뚜렷한 젊은 층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 장관을 높게 평가한다는 분석이다. 현직 국무위원 가운데 한 장관처럼 거침없이 야당과 충돌하는 인사가 없어 보수층도 자극하고 있다.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도 한 장관은 야당의 공세에 당당히 맞섰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효력을 인정한 헌법재판소 결정과 관련해 한 장관에게 "권한도 없이 헌재에 까불다가 귓방망이를 얻어맞은 한 장관은 부끄러움을 알고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하자, "앞으로도 그렇게 위장 탈당시켜서 계속 입법할 게 아니라면 사과는 제가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이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민형배 민주당 의원을 탈당시킨 사건을 상기시키며 역으로 사과를 요구한 셈이다.
다만 국민의힘에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도 나온다. 한 장관의 출마를 거론하기가 이르다는 주장이다. 성일종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당에서 한 장관 차출은 전혀 검토한 적이 없고 아직도 총선이 많이 남아 있다. 지금은 장관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한 장관 본인도 총선 등판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 법사위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보다시피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할 일이 굉장히 많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등판론은 내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