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관광단지 만들려면 돈사가 있었더라도 보상해줘야 할 판
주민들과 협의도 하지 않고 허가해 준 것은 주민들 우롱하는 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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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개포면 경진리 이연구 이장(왼쪽)과 신동준 이사리 이장이 돈사 신축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마을 인근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돈사예정지를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
경북 예천군이 주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마을 주변에 돈사 신축을 허가하고, 증축 설계변경까지 내줄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돈사 예정지는 2019년 2월 예천군이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하기로 한 인근 부지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군이 축구종합센터를 유치한다면서 오히려 예정후보지 인근에 돈사 허가를 해 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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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개포면 돈사 예정지 부근 도로변에 주민들이 항의표시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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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개포면 돈사 예정지 부근 도로변에 주민들이 항의표시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
이 돈사는 2019년 예천지역 양돈업자 B씨가 허가를 받은 뒤 방치해 왔다. 그러다 2021년 말 타 지역에 있는 A농업회사법인에 이를 매각했다. 이를 매입한 A농업회사법인은 애초 구형 돈사 1층짜리 2개 동에서 현대식 아파트 돈사 3층짜리 1개 동으로 변경했다. 이대로 허가가 나면 기존 2천여 두에서 3천여 두로 사육 규모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돈사 예정지 부근 개포면 이사리와 경진리 주민 280여 명 대부분은 돈사 건립을 결사반대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이들 주민 70여 명이 김학동 예천군수를 찾아가 항의성 면담을 했으나 해결 방안은 듣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신동준 이사리 이장·이연구 경진리 이장은 "군이 축구종합센터나 스포츠관광단지를 유치하려면 돈사가 있었더라도 보상을 해주고 없애 야 하지 않냐"며 "그런데도 냄새나는 돈사를 주민들과 협의 한 마디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허가해 준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돈사 증축 설계변경 신청에 따라 환경·산림·축산·농업 등 관련 부서와 협의를 통해 법적 규정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군은 행정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돈사)허가를 내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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