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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선빵' 날린 메타에 애플 반격…삼성연합군도 XR전쟁 곧 참전

2023-06-06

애플 첫 MR헤드셋 내놔…8년만의 혁신 기대 속 가격은 부담
메타 '퀘스트'로 선점…대구 콘텐츠 개발로 시장 진입 노려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MR헤드셋을 출시하면서 조용하던 XR시장이 점차 가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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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각사 홈페이지〉 그래픽=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패권 전쟁이 XR 시장으로 확전되고 있다. XR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을 포괄하는 용어로 확장현실을 뜻한다. 확전의 중심엔 MR 헤드셋 출시가 있다. 애플이 5일(미국 현지시각) 자사 'WWDC(연례 개발자회의) 2023'에서 MR 헤드셋을 전격 공개한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의 선전포고에 답장을 내놓은 셈이다. 앞서 메타는 지난 1일 MR 헤드셋 '퀘스트3'를 내놓으며 애플에 '선빵'을 날렸다. 삼성전자 역시 뒤질세라 지난 2월 구글·퀄컴과 '3자 동맹'을 맺고 XR 생태계 구축을 천명했다.

그동안 XR 기기 시장은 사실상 메타가 주도했다. 특히 이번에 나온 '퀘스트3'는 전작 '퀘스트2'보다 40% 얇아졌고, 해상도와 디스플레이는 크게 개선됐다. 메타 측은 "종전 제품보다 거리 감각이 자연스러워졌고, 게임용 그래픽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타의 퀘스트 시리즈 실적은 쪼그라들었다. 메타에서 VR와 AR 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리얼리티 랩'은 지난 1분기에만 39억9천만달러(한화 약 5조2천17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의 첫 MR 헤드셋 '리얼리티 프로'(가칭)는 2015년 '애플워치' 이후 최대 혁신기기라는 점과 상승작용을 일으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메타가 줄기차게 MR 기기 시장 장악을 노리고도 괄목할 성적을 내지 못한 반면, 애플은 기존 충성 고객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어서다. 실제 애플의 다양한 시도는 처음엔 난항이 예상됐지만 결국 아이폰 중심의 '애플 생태계'가 위력을 발휘하면서 시장 변화를 이끌어 냈다.

애플의 MR 헤드셋은 애플 운영체제인 'iOS 인터페이스'에 사용자가 손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했다. 여기에다 게임·피트니스·명상 앱이 함께 탑재되고 메시지·페이스타임·사파리 등 기본적인 앱이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가격이다. 시장에선 애플의 '리얼리티 프로'가 3천달러(한화 약 392만원)에 달할 것으로 본다. 메타의 퀘스트3(499달러·한화 약 65만원)보다 6배나 비싸다. 제아무리 '애플 생태계 효과'를 본다 해도 당장 성공은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에 당장의 성과보다 미개척지 분야인 XR시장 진입을 더 늦추지 않고 시장 안에서 잠재력을 발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 절감이나 킬러 콘텐츠 개발은 점차적으로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도 이미 전쟁에 뛰어들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구글과 손잡았듯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를, 구글은 소프트웨어를, 퀄컴은 XR 플랫폼 전용 '칩셋'을 개발하는 공조 프로젝트다. 이미 '갤럭시 글래스'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지난달엔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마이크로 OLED 기업인 '이매진'을 2억1천800만달러(한화 약 2천900억원)에 인수해 XR 기기 핵심기술 확보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연내 기기를 공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XR 기기를 선보이면서 한동안 주춤하던 관련 시장도 다시 활기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XR 시장은 최근 챗GPT 등 생성형 AI에 밀려 성장동력 확보가 힘들었다. 업계에선 XR 기기 경쟁이 커질수록 XR와 밀접한 메타버스, 클라우드, 통신망 등의 기술에 대한 다양한 도전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XR에 특화된 콘텐츠 개발도 마찬가지다. 이에 IT 전문가들은 대구에서도 향후 글로벌 XR 시장 진입을 노리려면 제작 전문인력 양성에 더 공들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재훈 대구테크노파크 메타버스센터장은 "결국 지역 업계가 XR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것은 콘텐츠 분야다. 기기 개발이나 메타버스 구축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콘텐츠도 단독으로 개발하기보다는 대기업과 협력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대기업 인력에 뒤지지 않는 전문인력 풀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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