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주>LS와 합작사 '엘에스-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 설립
1조원 투자 2029년부터 전구체 12만t 생산 목표...중국 등 원료 공급 수월한 새만금에 공장
대구에 본사를 둔 2차전지 양극재 제조업체 엘앤에프가 전구체 생산에 뛰어든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드는 중간소재로, 양극재 생산 내재화율을 높여 '탈중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S그룹 지주회사인 <주>LS는 지난 16일 엘앤에프와 전구체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JV) '엘에스-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가칭)'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엘앤에프 측도 이날 "양극재 경쟁력 강화 및 엘앤에프의 순환구조 확보를 위해 LS와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사회 의결 후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양사 JV 지분은 LS가 55%, 엘앤에프가 45%다. 공동 경영 체계로 출범해 전구체 제조·판매, 황산니켈, 리사이클링 분야까지 포괄적 협력을 꾀한다. 양사는 연내 전북 새만금산업단지에 전구체 생산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2025~2026년 양산에 돌입해 2029년엔 연산 12만t 생산을 목표로 한다. 총 사업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전구체 공장이 새만금으로 건립되는 것은 항만과 인접해 원료를 들여오기 유리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서다. SK온·에코프로머티리얼즈·GEM(중국)의 합작사가 1조2천억을 투입해 새만금에 전구체 공장을 만들기로 지난 3월 발표한 바 있다. LG화학도 전구체 공장에 1조2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광물을 섞어 만드는 화합물로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의 핵심 중간소재다. 전구체에 리튬을 더하는 공정을 거치면 양극재가 된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엘앤에프는 그간 자회사인 JH케미칼과 중국의 CNGR에서 전구체를 공급받았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차원에서 탈중국을 계획해온 엘앤에프는 전구체 사업을 키울 파트너를 물색해왔다. 전기차 세액공제 규정안 탓에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배터리 소재를 생산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와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어 전구체 내재화 요구가 더 컸다.
엘앤에프는 올해 들어 3조8천억원 규모 테슬라향 양극재 공급 추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금 조달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더 안정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 이번에 LS와 손을 잡았다.
LS의 계열사인 LS MnM은 지난 3월 황산니켈 공장을 준공했다. LS MnM 출자사 '토리컴'의 충남 아산 공장은 연간 약 5천t 규모의 황산니켈을 생산중이다. LS MnM이 동제련 공정에서 생산한 조황산니켈을 공급하면 토리컴이 불순물 정제와 결정화 공정을 거쳐 2차전지용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황산니켈은 합작사를 거치면서 전구체가 되고, 이 전구체는 다시 엘앤에프로 공급되는 형태다.
LS 관계자는 "황산니켈→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 국내 기업 간 동맹을 통해 IRA, 유럽 CRMA(핵심원자재법)에 대응하고, K-배터리의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 하겠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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