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베서더 호텔에서 열린 대구투자설명회에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주요 기업인들이 'VIP 사전 환담회'를 갖고 있다. |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대구 군공항(K2) 후적지 대구투자설명회'는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설명회에 앞서 열린 VIP(초청 기업 대표) 사전 환담회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간 아슬아슬한 티키타카가 이어졌다.
홍 시장은 환담장에 입장하면서 바로 LH를 겨냥했다. K2 후적지 개발에 LH가 적극적이지 않는 것을 두고 "(LH가) 애먹이면 빼고 할 수도 있어"라고 경고 발언을 날린 것. 이에 이 사장이 "시장님 시작부터 이러시면 어떡하냐"며 웃었으나, 홍 시장은 "대구국가산단도 LH 빼고 할 수 있어. 자꾸 개기면 안돼"라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
이 사장은 "자꾸 겁주지 마세요"라며 분위기를 바꾸려 애썼다. 하지만 홍 시장의 거듭된 압박에 LH가 K2 후적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사장은 "저희가 시행하는 신도시 사업은 보통 5년에서 6년 정도 토지 보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며 "그러면 이게 다 부채로 쌓인다. 이후 토지를 팔아야 하는데, 경기가 좋아 제때 팔리면 맞아 들어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당 기간 부채로 인식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29일 대구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참석한 기업인들이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베서더 호텔에서 'VIP 사전 환담' 시간을 갖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어 홍 시장은 한국공항공사 부사장, 산업은행 부행장, NH투자증권 대표, NH아문디 자산운용 대표, 대우건설 회장, 현대건설 본부장, GS건설 부시장, 포스코 본부장, 이수그룹 회장, 한화시스템 대표, 셀트리온 부회장 등 국내 굴지의 기업과 공기업 대표들 앞에서 대구의 잠재 능력과 성장 가능성, 투자 가치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대구 전체 도시구조를 다 바꾼다. 그것만 하는 게 아니고 군부대 이전을 통해 수성구에만 200만 평의 배후도시 조성 터가 나온다"며 "대구시청사 이전 등 각종 도시재정비 작업을 하는데, 앞으로 15~20년간 대구에서만 100조 원이 넘는 토목사업이 시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향후 SOC 사업으로 100조 원 가량 생길 안정적인 기회는 없다. 시뮬레이션을 다 해봤을 것이다. (대구 군공항 후적지 사업에도)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시장은 대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그는 "대구의 부동산 경기는 최악이다. 하지만 국내 1분기 경제지표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가 0.6%인데, 대구는 3.8%다. 대구 고용 수치는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고"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대구 군 공항 후적지 사업이 기업에 기회의 땅이 될 것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글·사진=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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