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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투표를 마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장례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부모 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19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모친상을 당했다.
김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을 마치고 병원을 찾아 부친의 임종을 지켰다. 윤 교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이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해온 만큼 고인과 가까웠던 학계 인사 등 최소한의 조문만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국정 공백이 없도록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을 사양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교수가 며칠째 위중한 상황이었지만, 이를 알아챈 참모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또한 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참석 등 정상외교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할 방침이다.
여야는 이날 일제히 조의를 표했다. 국민의힘·민주당 지도부들은 이날 오후 조문을 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인이 오랜 기간 평생을 교단에 머무셨기 때문에 제자들과 학계 지인들의 최소한으로 조문이 이뤄질 것 같다"며 "그 외에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설명했다. 주한외교사절 조문 등이 가능할지에 대해선 "가족장이라는 점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윤 교수는 1968년부터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1976년 한국통계학회 회장, 1992년 한국경제학회 회장 등을 지내는 등 저명한 계량 통계학자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윤 교수와 각별한 부자지간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태어났지만, 윤 교수의 고향인 충남 공주를 자신의 진짜 고향으로 여기며 '충남의 아들'을 자처해왔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정계 입문 전인 지난 2021년 4월2일 윤 교수를 부축하고 4·7 재보궐선거 사전 투표소를 방문하며 부자가 함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7월 12일에는 윤 교수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집무실 등 업무 공간을 소개하고 만찬을 함께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년여간 부친과의 추억담을 자주 꺼냈다. 올해 2월에는 연세대 졸업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아버지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빠졌었다"고 했고, 지난 3월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일본 도쿄를 방문해서는 윤 교수와 어린 시절 제국호텔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던 일화를 참모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베트남 순방 직전 현지 통신사와 인터뷰에서 "양국간 인적교류는 제 부친께서 한·베트남 수교 직후 기여하신 분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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