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작드라마 무빙 화제
디즈니+ 해외시청자 격찬
심장 뛰는 사람이 주인공
감정적 서사 탄탄한 스토리
액션까지 부가돼 반응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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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
해외 OTT인 디즈니+에서 방영되는 한국 제작 드라마 '무빙'이 세계적으로 화제다. 물론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수준까진 아니다. 넷플릭스는 OTT 업계의 압도적인 일인자로서, 이 플랫폼의 히트작이 곧 지구촌의 히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훨씬 못 미치는 OTT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여기서 히트했다고 전 지구적 열풍의 주인공이 되는 건 아니다.
그것과 별개로 디즈니+ 시청자들 사이에선 확실히 뜨거운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격찬이 쏟아진다. 디즈니+는 '어벤져스' 같은 슈퍼히어로 시리즈물과 여러 애니메이션 히트작을 보유했을 정도로 유력한 플랫폼이지만 최근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무빙'의 히트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되는 느낌이다. 디즈니 계열의 '훌루'라는 미국 OTT에서도 '무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이 공개한 2023년 34주 차 디즈니+ TV쇼 부문 월드와이드에서 '무빙'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무빙'이 디즈니+와 훌루에 '오징어 게임' 같은 순간을 선사하고 있다'고 했다.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를 크게 성장시켰는데 '무빙'이 디즈니+에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중문화 매거진 버라이어티는 ''오징어 게임'에 이어 아시아에서 탄생한 히트작'이라고 보도했다.
'오징어 게임'은 서구에서 전설적인 대히트작이다. 서양 매체들이 '무빙'을 평하면서 '오징어 게임'을 거론한다는 건, '무빙'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또다시 세계를 매혹시킨 드라마가 탄생한 셈이다. 만약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면 지금보다 훨씬 거대한 세계적 신드롬이 일었을 테다.
'무빙'에 대한 해외 반응 중에 특이한 점은 "눈물이 났다" "감동이 커서 빠져들었다"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슈퍼히어로 액션물이다. '스파이더맨' '캡틴아메리카' '슈퍼맨' '원더우먼' 등 그동안 슈퍼히어로물은 많았지만, 대중이 눈물 나거나 감동이 컸다고 말하는 작품은 거의 없었다. 보통 이런 류의 작품은 장쾌한 특수효과 액션에 관심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무빙'에선 사람들이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다. 그래서 여느 슈퍼히어로물은 관객이 후반 클라이맥스 액션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관람하는데, '무빙'에선 시청자들이 후반부의 이야기 향방을 가장 궁금해한다.
'무빙'의 이야기가 시청자를 강하게 몰입시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작품에선 서구 영화 '엑스맨'처럼 저마다의 독특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이 격돌한다. 그런데 그들이 단지 초능력 전사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 또는 가족을 절실히 지키려 하는 소시민으로 그려진다. 그 이야기가 사람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면서 할리우드 슈퍼히어로물에선 없었던 감정의 폭풍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미국의 포브스는 '호소력 짙은 감정적 서사를 지닌 이야기, 탄탄한 스토리가 계속해서 흥미를 자극한다'고 썼다.
할리우드 슈퍼히어로 액션물에선 주인공이 액션 그 자체였다면, '무빙'에선 심장이 뛰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것이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거기에 액션까지 부가되자 반응이 폭발한 것이다. 이게 한국 드라마의 특징이고 장점이다. 이번에 바로 그런 K 이야기가 또다시 세계인을 매혹시켰다. 이런 이야기가 계속 등장한다면 K 열풍이 더욱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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