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2019년 5천300여명→2023년 3500여명
신규 취업 씨 말라, 남은 기사도 고령화 심각
여성·외국인에 러브콜, 진입장벽 낮추고 지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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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택시업계가 극심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은 대구 동대구역 앞 택시승강장에 줄 지어 서 있는 택시들의 모습. <영남일보DB> |
대구 택시업계가 극심한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업계를 등진 택시기사들이 일상회복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아서다. 남성 신규 취업의 씨가 마르면서 업계는 여성·외국인 등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5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대구시의회에 부족한 운전기사 확보를 위한 지원 등을 건의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업계가 운영적자 심화 및 각종 규제 등으로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말 기준 대구 법인택시의 운수종사자는 3천528명이다. 2019년 말 5천300여명에서 3년여 만에 1천800명가량이 업계를 떠났다. 총 5천664대의 법인택시 중 2천136대(37%)가 운전기사를 찾지 못해 휴업 상태다.
미래도 어둡다. 퇴직자는 많은데 신규 인력은 턱 없이 부족하다. 근무 중인 기사도 60세 이상이 60%에 달할 정도로 고령화 또한 심각하다.
업계는 수입 감소 등으로 신규로 남성 기사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보고 여성 기사 모집에 눈을 돌리고 있다. 경력 단절·유휴 여성에게 택시기사 취업은 집안일과 운전을 병행하며 부수입을 올리는 등 메리트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7월 말 기준 지역의 여성 택시기사는 37명으로, 전체 운전기사에 1% 수준이다.
업계는 여성 취업자의 택시운전자격증 취득, 검사·교육 비용 전액, 정착수당 지원 등도 시의회에 요청해뒀다. 남성 위주인 택시업계에 여성이 유입되면 새로운 고용 창출 및 대시민 서비스 향상 효과 등도 기대하고 있다.
또 외국인으로 택시 기사를 부족난을 해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국적으로 7월 말 기준 외국인 택시기사는 총 53명으로, 대구엔 1명도 없다.
다만 외국인 기사의 경우 높은 진입장벽은 걸림돌로 여겨진다. 현재 외국인이 육상운송(택시)에 취업하려면 특례고용 허가(중국·구소련지역 동포로 방문 취업비자 입국)를 받거나 국내 취업이 가능한 체류자격(비자 F-2, F-4)을 보유해야 한다. 업계는 해당 운전자의 숙련도(언어능력 등) 및 승객 성향 등에 대한 검토를 마쳤다는 전제로 비전문 취업비자(E-9) 입국자에게도 택시 취업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부족한 운전기사 수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머잖아 법인택시가 모든 기능을 상실하고 운영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우려되는 실정"이라며 "여성이나 외국인이 택시 운전기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재정 및 행정 등의 적극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시영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은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초래하는 과도한 규제 및 불필요한 진입장벽은 과감히 없애는 게 맞다"며 "업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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