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로데오거리에 담배꽁초 등 쓰레기 늘어져 있어
청소종사원들 "음식물·토사물 치우는 데 '곤욕'"
핼러윈 소품은 일회성 소비라 환경 문제 초래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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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새벽 5시 30분쯤 핼러윈데이를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린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 거리에는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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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8시 핼러윈데이를 맞아 많은 인파가 몰린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플라스틱 컵으로 가득한 박스가 놓여져 있었다. |
'핼러윈데이' 다음날인 1일 새벽 5시 30분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 클럽 골목. 골목 입구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코를 찔렀다. 거리 곳곳에는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었고, 아이스크림 용기와 플라스틱 컵 등 일회용품도 널 부러져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끈적한 액체도 곳곳에 묻어 있었다.
미화원 박상순(63)씨는 "(평일이라) 오늘은 그나마 쓰레기가 적은 편이다. 지난 일요일 아침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아 한참을 치워도 끝이 없었다"며 "음식물이 남아있는 쓰레기가 온통 바닥에 버려져 있어 처리가 쉽지 않다. 거리 곳곳에 토사물도 적지 않아 힘들다"고 토로했다.
미화원들은 빗자루 하나만으로 클럽 골목 일대 약 300여 m에 이르는 거리에서 각종 음식물과 토사물 등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이른 새벽 시간임에도 골목 곳곳을 지나는 시민들이 적지 않아, 청소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미화원 이모(60)씨는 "핼러윈 기간에는 정말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을 만큼 쓰레기가 넘쳐난다. 특히 가면, 옷, 신발 등 각종 핼러윈 소품 등이 많이 버려 진다"고 했다.
핼러윈을 즐기는 대표적 문화 중 하나인 코스프레 소품의 경우 대부분 플라스틱 소재라 재활용도 어렵다. 이날 클럽 골목 일대에도 '오징어 게임' '해리포터' 등 캐릭터 분장 소품들이 무분별하게 나뒹굴었다. 환경오염, 자원 낭비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구 관계자는 "청년축제, 핼러윈데이 등이 겹쳐 동성로 일대에 미화를 위한 지원 인력을 집중 배치했다. 내년부터는 핼러윈데이 기간 중 동성로에 코스프레 소품을 수거할 수 있는 전용함 등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조 대구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1년에 한 번뿐인 날이긴 해도, 일회성 의류 소비를 자제하거나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며 "지자체도 거리에 음료 수거함·플라스틱류 분리 배출함 등을 설치하는 등 사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1주년을 맞은 이번 핼러윈데이는 지역에선 별다른 사건·사고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글·사진=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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