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기후협약 당사국총회
전세계서 28번 열리는 동안
한국 한번도 유치한적 없어
정부·민간의 유치 노력 요원
지구지키기 적극 참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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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영남대 교수 |
오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 총회를 개최한다. 그런데 총회를 앞두고 지난 20일 '기후평등: 99%를 위한 지구'라는 보고서를 국제 구호개발기구인 옥스팜에서 발표하였다. 최근 세계 소득 1% 최상위 부유층이 배출하는 탄소량이 세계 최빈곤층 50억명이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는 내용의 보고서이다. 즉 세계의 1% 부유층은 계속해서 탄소를 엄청나게 내뿜으면서 부를 축적하고 있고 그 고통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빈곤층이 고스란히 떠안는다는 것이다. 수년 전 UN에서 한 스웨덴 어린이가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즉각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실천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모두 부끄러운 줄 알라고 호통을 쳤다. 그때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멋쩍어하면서 저 아이는 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느냐? 하며 비아냥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가 이제는 청년 환경 운동가가 되어 옥스팜에 글을 싣는 그레타 툰베리이다.
기후 변화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나 그 위협의 정도가 경제력 차이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보고서의 첫 번째 골자는 기후 위기의 피해가 모든 인류에게 똑같이 오는 것이 아니라 빈곤층에게 더 많이 오고 있다는 것이며 두 번째 골자는 기후 위기의 피해를 가장 적게 받는 최상위 부유층이 더 많은 지구온난화 가스를 배출하면서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평등과 온당치 못한 부조화를 바로 잡지 않고는 지구의 기후 위기를 끝낼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위기의식이 부족한 소수의 부유층은 아직도 에너지 과소비의 파괴적 생활 방식을 유지하고 있고 동시에 부를 더욱더 축적하고 있다, 기후 위기를 초래하는데 가장 적게 기여한 사람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는 불합리한 현실이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을 기후 위기의 불평등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불평등을 끝내야 한다. 더 이상은 지구온난화 가스를 내뿜으면서 돈을 버는 사업은 지속되지 않아야 하고 그래서 부를 온당하게 축적하는 방법은 지구온난화를 막으면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이다. 부국일수록 지구온난화 가스를 더 많이 내뿜고 있으며 기후 위기를 막는 노력은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시라도 빨리 기후 위기를 막는 노력으로 부가 창출되고 그래서 국가 간에도 경쟁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막는 노력이 지속될 수 있는 경제 구조가 지구촌 국가 간에 받아들여져 같은 잣대로 노력하는 세상이 와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석탄 사용에 대한 별도의 제재 규정이 마련되어있지 않다. 석탄의 사용으로 부를 창출하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신재생에너지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어 국가의 지원 없이 시장에서 스스로 경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37개 OECD국 대부분이 석탄에 대한 제재 규정이 있어 신재생에너지가 석탄 에너지에 비해 비싼 에너지가 아니며, 스스로 에너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그레타 툰베리가 적절히 꼬집은 것 같아 편치 않은 마음이다. 지구를 지키기 위한 UN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가 28번이나 열리는 동안 우리나라는 한 번도 이 총회를 유치한 적이 없고, 돈 버는 엑스코나 월드컵은 유치하기 위해 열을 올리지만 이 총회를 유치하고자 하는 정부나 민간의 노력은 아직도 요원해 보인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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