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발표
전국 폐지수집 노인 4만2천 명. 이중 우울 증상 비율 39.4%
이들 지원하는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 대구에는 '0곳'
![]() |
대구 북구에서 한 노인이 폐지를 옮기고 있다. <영남일보DB> |
![]() |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연합뉴스> |
전국적으로 4만여 명이 넘는 '폐지 수집 어르신'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구에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일명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이들에 대해 본격 지원으로 나설 것으로 보여 지자체 자원의 계획 수립 등도 필요해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전국 폐지수집 노인 규모를 4만 2천 명으로 추계했다. 이들은 주 6일 평균 5.4시간 이상 폐지를 주워 한 달에 15만9천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수입은 1천 226원으로 최저임금(9천620원)의 13% 정도다.
조사에 따르면, 폐지 수집 노인들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이 중 85.1%는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을 가지고 있었다. 또 이들 중 88.8%는 향후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지만, 대다수가 폐지 단가가 현재 1kg당 76원으로 예전보다 많이 떨어져 경제적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폐지수집 노인 중 우울 증상을 보인 비율이 39%가 넘는다는 것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지자체에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 없던 것은 아니다. 현재 운영 중인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에는 약 2천 500명의 어르신이 참여해 평균 수입의 두 배가 넘는 월 38만 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사업단을 운영해 폐지수집 노인들이 행정체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단이 대구에는 단 한 곳도 없는 곳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전국적으로 서울·인천·부산·광주 등에 공공형(8곳), 민간형(41곳) 모두 49곳이 폐지수집 관련 사업을 진행했다. 이에 대구시는 아직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 신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내년 사업단 신설을 위해 예산이 계획된 것은 없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에서 사업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추가로 사업단 신설이 계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1차관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폐지수집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보건·복지서비스 연계하고,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를 통하여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