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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셰르파(Sherpa)

2024-05-30

"한국은 이제 영국·인도·일본·중공 등에 이은 8번째 에베레스트 정복 국가로 에베레스트 올림픽 금메달국이 됐다." 산악인 고상돈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1977년 9월15일)을 다룬 1977년 9월18일자 영남일보 고정 칼럼 '자유성'에 실린 내용의 일부다. 훗날 잡지에서 본 컬러 사진은 가히 인상적이었다. 고상돈이 위아래 빨간색 방한복에다 산소마스크를 쓰고 커다란 무전기를 멘 채 태극기를 흔들고 있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희열감이 사진에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

고상돈이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네팔인 '셰르파(Sherpa)' 펨바 노르부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셰르파는 히말라야 등산에서 짐을 나르며 길을 안내하는 이를 일컫는다. 에드먼드 힐러리는 1953년 5월29일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와 함께 세계에서 처음으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다. 클라이머와 셰르파의 관계를 넘어 진정한 '친구'로 발전한 두 사람의 우정은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외려 힐러리보다 텐징의 공이 더 크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 카미 리타 라는 네팔인 셰르파가 사상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등정 30회'에 성공했다. 역대 가장 많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이가 된 것이다. 어떤 클라이머든 셰르파 없는 히말라야 정복은 상상하기 힘들다. 둘 사이의 협력은 필수불가결하다. 이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곱씹어 볼 대목이다. 여와 야는 '국민 행복 실현'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때론 머리를 맞대야 하는 사이다. 진영논리에 따른 정쟁(政爭)을 멈추고 여든 야든 스스로 먼저 셰르파의 역할을 자처해 협치의 물꼬를 터야 하지 않겠나. 이창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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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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