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 등 대표기업 투자 확대
산단가동률 82%…1년새 10% 상승
2차전지 불황에 생산·수출 주춤
산업군 세분화·안정적 성장 추진
식당·편의점 가려면 차로 이동
인근배후지역엔 아파트단지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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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구지면에 자리잡은 대구국가산업단지 1단계 조성사업은 2016년말 완료돼, 첨단 소재·부품·장비업종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 올 연말 2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면 지역 경제를 이끄는 첨단 제조분야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
지역기업의 추가 부지 수요 충족, 외지 첨단업종 유치, 청년 이탈 방지를 일정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대구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된 지 올해로 15년째다. 그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그간 대구시는 기를 쓰고 이곳에 2차전지·모빌리티, 로봇 업종 기업 유치에 매달렸다. 조금씩 그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대구 미래첨단산업의 보고(寶庫)인 대구국가산단의 성패는 대구지역 다른 일반산단의 동반 업그레이드도 유도할 수 있다.
◆첨단 산단의 다변화 수요
달성군 구지면 일대에 들어선 대구국가산단은 대구 도심에서 30~40㎞ 떨어졌다. 소위 이름값 하는 첨단기업들이 즐비하다.
국가산단은 전자 부품, 차 부품, 기계장비 업종들이 가득했다. 테크노폴리스, 달성1·2차, 성서산단 등 주변 산단과 연계하며 전·후방산업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국내 대표 2차전지 기업 <주>엘앤에프를 비롯해, 케이비와이퍼시스템<주>, <주>구영테크, <주>대동모빌리티 등이 대표기업들이다.
올해 3월 기준 공단 가동률은 82.1%로, 지난해 같은 기간(71.7%) 대비 10% 가량 상승했다. 수출실적은 지난 3월(2억2천400만 달러)을 빼고는 그간 꾸준히 4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최근엔 생산실적이 급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구국가산단의 3월 생산 실적은 3천307억원이다. 지난 2월(5천765억원) 대비 42.6% 떨어졌다. 전기차 수요 하락에 따른 2차전지업계 불황에서 기인한 결과다. 업계에선 캐즘(Chasm·일시적 정체)이란 시각이 있지만 대비책은 필요하다. 시는 안정적인 국가산단 운영을 위해 다양한 모빌리티산업군 내에서도 사업 스펙트럼을 확대해 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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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단 발전전략 다변화에 대한 목소리도 들린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대구국가산단 입주기업의 생산활동과 연구개발 지원을 위해 규제개선 및 산업 집적지 경쟁력 강화사업 쪽에 성과가 나야 한다"며 "특히 디지털 인프라 및 무탄소 산업단지로의 전환을 통해 신규 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입주기업 위한 '통합 기숙사' 건립 절실
지속가능한 대구경제의 구심점인 대구국가산단은 고부가가치산업 육성과 지역 인재유출 방지 측면에서 큰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고 정주 여건이 부족하다. 젊은 인재들이 지원을 망설이는 이유다.
가장 큰 문제는 산단 내 생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도 차를 타고 이동해야 이용할 수 있다. 그 흔한 식당, 놀거리 시설은 기대하기도 힘들었다.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공장 확장을 위해 대구국가산단에 부지를 매입했지만 국가산단에서 일하기를 꺼리는 근로자가 많아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도심에서만 일하려고 해 입사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외곽산단이다 보니 도심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인프라가 제한적이다. 아직까진 근로자가 '일하고 싶은 산업단지'는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주거 시설 미비도 고민거리다. 한 차부품 업체의 근로자들 대부분은 대구 도심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국가산단과 인근 테크노폴리스에 거주하는 근로자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한다. 주거단지엔 아파트만 즐비할 뿐, 1인 또는 2인 가구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오피스텔 등이 없다.
산단 내 한 업체 관계자는 "규모가 큰 기업이라도 거주시설이 부족하면 인재들이 지원을 망설인다"며 "산단 입주기업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기숙사' 건립이 절실하다. 1인 가구가 선호하는 오피스텔도 많이 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남영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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