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마강래 교수 '21세기대구경제포럼' 특강
보이지 않는 지식과 무형자산 가치 중요성 강조
"초연결사회서 다양한 지식 결합 때 '곱하기'로"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12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21세기 대구경제포럼 제275차 세미나에서 '인재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젊은 인재들이 다양한 이들과 만나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도시가 살아납니다."
12일 도시계획 분야 전문가인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해 이렇게 요약했다.
마 교수는 이날 대구그랜드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21세기대구경제포럼' 에서 '인재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는가'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마 교수는 영남일보 연중 기획시리즈 '인재가 지역을 바꾼다'의 자문위원이다.
마 교수는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인재'를 꼽았다.
그는 "사람은 자신이 사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인재가 커가는 매커니즘도 비슷하게 작동한다"며 "어떤 이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지식과 생각의 크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또 "편안한 장소에서 편안한 이들과 생각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하면서 얻은 지식을 '암묵지(tacit knowledge·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라고 하는데 현재 사회는 구성원의 암묵지를 어떻게 끌어낼 수 있느냐가 기업이나 도시의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라며 "특히 암묵지를 가진 인재를 유치하려는 경쟁으로 도시 공간의 형태마저 바뀌고 있다. 대구의 미래 역시 암묵지를 가진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미국 주요 기업의 시가총액 변화를 예로 들며 "예전에는 유형자산을 가진 기업들이 시총 상위권에 포진했다면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 등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업들이 미국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商議 '21세기대구경제포럼'
마강래 중앙대 교수 특별 강연
상황 맞게 어울릴 다기능공간
서울 '팁스타운' 등 사례 소개
도시계획 '외곽 개발'엔 신중론
"인구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곳
원도심 되살려야 도시 살아나"
인재 유입을 위한 방안으로는 "기본적으로 인재들은 재미있고,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선호한다. 이에 맞춰 도시 공간 설계에도 이를 반영하는 추세인데 서울시의 경우 다기능복합 용도 공간을 조성하면 인센티브를 준다. 대구시도 이처럼 상황에 맞게 청년들이 다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다기능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12일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대구상공회의소 주최 21세기 대구경제포럼 제275차 세미나에서 '인재는 어떤 환경에서 키워지는가'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보이지 않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연결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마 교수는 "암묵지를 습득하고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배우고 싶은 분야에 종사하는 이와 가깝게 지내는 것"이라며 "4차 산업 혁명시대 빅테이터, AI 등은 수단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결국 연결이다. 초연결 사회에서 다른 이들이 가진 다양한 지식이 결합할 때 '더하기'가 아닌 '곱하기'로 결과 값이 나타난다. 개인의 아이디어가 기업의 부가가치 증대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했다.
도시계획에 있어 외곽 개발에 대해선 신중론을 펼쳤다. 마 교수는 "한 도시가 힘을 잃는 과정 중 하나가 외곽을 너무 많이 개발하는 것이다. 인구가 늘어날 땐 성장관리 차원에서 외곽을 개발해도 되지만 인구가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곳에선 역으로 원도심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도심에 인구가 빽빽하면서 다양성은 확보되고 소통은 원활한 '3박자'가 갖춰질 때 도시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한편 21세기대구경제포럼은 1995년 대구상의가 설립한 지역의 대표적인 조찬 모임이다. 대구상의는 포럼을 통해 30년 가까이 지역 기업들에게 다양한 경영 정보와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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