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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허덕이는 '대구 청년'…10명 중 4명 부채, 평균 5천만원 넘어

2024-06-13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2023년 부채 실태조사
2·3금융권 이용 비율 15.6% 급증, 이자율 11%
월세 보증금 폭등…주거비 월소득의 4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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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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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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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제공
부채금액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제공
다중채무자 A 씨는 최근 성추행을 당한 뒤, 합의금으로 1억원을 제시받았다. 순간 '1억원이면 지금 있는 대출금을 다 갚고 가게 운영도 걱정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자신의 모습이 너무 비참하게 느껴졌다. A 씨는 "빚이 사람을 이렇게까지 몰고 가는구나 싶어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다"고 털어놨다.

대구 청년들이 빚에 허덕이고 있다. 10명 중 4명이 부채를 안고 있고, 평균 부채 규모는 5천만원이 훌쩍 넘는다.
12일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이 대구지역 청년(만 19~39세) 1천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년 대구지역 청년 부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5.9%가 부채가 있다고 했다. 평균 부채는 5천 187만원이다. 2022년(6천113만원)보다는 926만원 정도 줄었다.

부채의 질도 좋지 않다. 청년들이 돈을 빌린 기관은 1금융권(시중은행·지역은행·인터넷은행)이 41.6%로 가장 많았다. 2·3금융권(저축은행·신용카드사·캐피탈·보험사·대부업체) 39.8%, 한국장학재단 17.3%였다. 2·3금융권 이용 비율은 전년(24.2%) 대비 15.6% 급증했다. 2·3금융권의 평균 이자율은 11.2%로 1금융권(3.1%)보다 8.1%포인트 높다. 신용도가 낮고 생활고를 겪는 청년들이 막다른 길목으로 내몰리자 어쩔 수 없이 금리가 높은 2·3금융권에 손을 내민 것이다.

디딤 측은 "대출금이 5천만원이면 1금융권(1년 기준) 이용 시 부담하는 이자는 155만원이다. 하지만 2·3금융권은 이보다 405만원 많은 560만원을 내야 한다"며 "이자가 높다 보니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 내는 것도 청년층에겐 큰 부담이다"고 했다.

청년의 한 달 평균 부채 상환액은 원금 58만원에 이자 21만원을 더한 79만원이다. 평균 상환 기관은 70개월로, 빚 갚는데 5년 이상 걸렸다.
다중채무가 있는 청년 비율도 30.3%에 달했다. 빚을 내 빚을 갚는다는 비율도 9.1%에 이른다.

청년들이 빚더미에 앉은 이유는 '모아놓은 자산이 없어서'(33.6%), '현재 임금, 소득 등 수입이 적어서'(28.1%), '필요한 비용이 너무 비싸서'(15.8%) 등의 순이었다.
부채 용도는 주거비(27.4%)가 가장 높았다. 이어 생활비(24.2%), 교육비(14.2%) 순이다. 청년 주거 형태는 월세(41.9%)로 가장 많았다.평균 보증금은 1천435만원, 평균 월세는 40만원이었다. 전년대비 보증금은 786만원이나 올랐다. 1년새 보증금이 두배이상 널뛰었다. 월세는 전년과 동일했지만 관리비까지 더한 월 평균 주거비는 54만원이다. 청년 월평균 소득(217만원)의 4분의 1에 이른다.

빚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도 크다. 부채가 있는 청년들의 83.1%가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로 인한 스트레스는 '상환을 못할까봐', '빨리 갚아야 한다' 등 상황에 대한 불안(22.5%)이 가장 높았다. '이자 부담감'(17.4%), '우울감, 자존감 하락'(16.3%)이 뒤를 이었다.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의 최유리 이사장은 "고물가, 고금리로 인해 청년층의 생활비 부담은 늘어나고, 생활고 해결을 위해 청년들은 2·3금융권에서 대출을 한다"며 "특히 부동산 및 주식시장의 악화로 청년층의 피해는 심각해지고 있다. 청년층의 경제적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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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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