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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時時刻刻)] 금리는 거시경제의 신호등

202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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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거시경제 측면에서 금리는 미래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경제 주체들에게 전달하는 신호등이다. 금리 인하라는 신호등은 주로 불경기에 켜진다. 가계소비 및 기업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을 때, 부동산 시장 활성화가 필요할 때, 환율 상승 유도를 통한 수출 확대가 필요할 때 등 주로 경기부양이 필요한 경우에 불이 들어온다. 반면 금리 인상이라는 신호등은 반대의 경우에 켜진다. 경기과열로 인한 물가상승을 억제할 필요가 있을 때, 가계부채 비율이 높을 경우,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어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등 인플레이션 억제가 필요한 경우에 불이 들어온다.

일례로 2020~2022년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세계 각국은 금융시장 안에서 금리 인하와 인상이라는 양날의 검을 가지고 경제위기를 극복해 왔다. 2020년 팬데믹 초기, 금리 인하를 단행하여 소비와 생산을 촉진함으로써 글로벌 경기부양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통화량 증가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라는 위기가 엄습해 오자, 금리 인상을 단행함으로써 치솟는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거시경제 선순환구조를 만듦으로써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중이다.

실제 이 시기 동안 미국에서는 2020년 3월~2022년 1월까지 0.25%라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경기를 부양하였고, 2021년 말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7%를 기록할 정도로 매우 높아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022년 2월부터 빅스텝, 자이언트스텝이라 불리는 적극적 금리 인상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공포에 대응하였고, 2023년 7월 이후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 5.5%라는 고금리 기조를 유지해 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창궐했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조금씩 걷히며, 물가 등 경제지표가 최근 개선되는 신호를 보임에 따라 미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과연 미국이 금리 인하를 언제 단행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최근 미국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 10곳 중 4곳이 연내 1회 금리 인하, 나머지 6곳은 2~3회 금리 인하를 미 연준이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제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금리 인하를 위한 불확실한 변수들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캐나다 및 EU 등이 지난 6월 금리 인하를 먼저 단행한 시점에서 미국의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유사한 금리정책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1월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 3.5%를 유지하고 있는데, 미국과 마찬가지로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표출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생산과 투자, 소비가 10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를 기록하면서 금리 인하를 통한 내수경기 부양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경영부담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 지역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는 서비스업이 70% 이상 차지하는 산업구조상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가 가장 심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또한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건설 및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더욱 심화되면서 금리 인하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환율 변동성, 가계부채 증가,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 변수로 작용함에 따라 금리를 동결하였다.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가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다음엔 어떤 신호등을 켤지 더욱 궁금해진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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