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등 비수도권 대학들, 글로컬대학 지정 '안간힘'
최종 선정 다가오자 긴장 속 심사 준비에 바쁜 나날
"일부 이견도 있지만, 글로컬대학 중요성 부인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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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교육부 제공> |
글로컬대학 최종 선정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앞서 지난 4월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대학을 발표했다. 예비지정 대학들은 지난달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계획서(본지정 신청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이어 서면·대면 심사 등 본지정 평가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글로컬대학 지정 여부가 최종 판가름 난다.
글로컬대학으로 예비지정된 대학들은 올여름 폭염도 무색하게 만드는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본지정을 준비하는 대학들의 모습에선 간절함을 넘어서 절박함마저 읽힌다. 대구경북지역 각 대학은 저마다 '글로컬대학이 돼야 하는 이유'를 강조한다. 총장들도 조만간 있을 대면심사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 대학가의 최대 화두 역시 글로컬대학이다. 도대체 비수도권 대학에 글로컬대학은 어떤 의미일까.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지정 프로젝트'는 혁신역량을 가진 비수도권 대학을 대상으로 5년간 약 1천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6년까지 30개 대학 지정을 목표로 한다.
대학 내·외의 벽을 허물고 과감히 혁신하는 대학에 파격 투자함으로써 혁신 경쟁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우수모델 확산을 추진한다는게 이 사업의 취지다. 지역사회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대학들의 과감하면서도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글로컬대학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비수도권 대학들의 글로컬대학 도전 경쟁은 예상보다 더 치열했다. 올해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신청에 전국적으로 총 109개교 65건의 혁신기획서가 제출됐다. 그중 평가를 거쳐 총 33개교 20건의 혁신기획서가 선정됐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이번에 19개 대학이 도전장을 냈고, 그중 (가나다 순) 경북대와 금오공대, 대구보건대, 대구한의대, 영남대, 한동대 6개 대학이 글로컬대학으로 예비지정됐다. 상당수 대구경북 대학들이 글로컬대학 예비지정을 위해 큰 노력을 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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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서울에서 글로컬대학위원회 출범식 및 1차 회의가 열렸다. <교육부 제공> |
비수도권 대학 일각에서는 글로컬대학 경쟁이 영 마뜩잖다는 반응도 있다. 대학 구성원들의 철학이나 가치관,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글로컬대학에 대한 견해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의견도 있다.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글로컬대학 등 비수도권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대규모 공모사업을 볼 때면 씁쓸한 마음도 든다"며 "지금 지방대학의 위기를 꼭 비수도권 대학만의 탓으로 볼 수 있을까. 사회 구조적 문제도 있지 않나. 물론, 대학에 변화나 혁신이 필요하지만 왜 비수도권 대학이 수도권 대학보다 더 많은 혁신을 해야 하는 것처럼 비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극심한 수도권 중심주의가 비수도권 대학에 미친 악영향부터 인정하고 나서 지방대 혁신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다. 향후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 과정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학내 갈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비수도권 대학들은 글로컬대학 지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의 어려움 속에 고군분투하는 지방대학 입장에선 쉽게 외면하기 힘든 기회라는 것.
대구경북 한 대학 관계자는 "글로컬대학에 지정돼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되면, 대학이 추진하려 했지만 현실적 한계로 어려웠던 일도 할 수 있게 되고, 이를 통해 대학 경쟁력도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핸 예비지정에 탈락했지만, 내년 재도전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지역 대학 관계자는 "글로컬대학 지원금도 있지만, 글로컬대학 지정 여부가 해당 대학의 대외 이미지나 홍보와도 연관돼 있어 많은 대학이 사활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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