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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왕의나라 시즌3 '나는 독립군이다', 안동인의 독립정신 재조명해

202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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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은 한국 유교정신문화의 본고장이자 전통문화 유산이 풍부한 고장이다. 또 안동은 1894년 의병항쟁부터 1945년 광복까지 격변기 항일 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성지이기도 하다. 독립을 향한 염원과 투쟁 정신이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 운동가를 배출한 도시가 바로 안동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안동에서 지난 8월15~17일 사흘간 뮤지컬 왕의나라 시즌3 '나는 독립군이다'가 초연됐다. 안동탈춤공원 특설무대에 마련된 최대 81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객석은 어느 곳에서든 무대를 편안하게 바라보며 관람할 수 있도록 잘 정돈돼 있었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불볕더위로 고생하는 시민을 위로하려는 듯 첫날 공연 땐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고, 뮤지컬 장면에 따라 뿜어내는 바닥 분수의 시원한 운무까지 더해지면서 모처럼 한여름 밤을 즐길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었다.

이번 공연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 장치와 탄탄한 스토리로 관중을 사로잡았다. 두 시간이라는 짧지 않은 공연임에도 지루할 틈도 주지 않고 극적 리듬과 템포를 유지하며 이끌어간 연출력도 돋보였다. 박진감 넘치고 다이내믹한 안무가 곳곳에 삽입돼 있을 뿐 아니라 태권도 격파, 풍물, 합창 등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극중 몰입도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수준 높은 뮤지컬 전문 배우들과 시민 배우들의 짜임새 있는 앙상블 연기, 그리고 가슴 저미는 노래와 안무 등이 전해준 짜릿한 감동은 안동 시민에게 지역 문화콘텐츠산업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대 구성도 인상적이다. 일반 공연장에서 접하기 어려운 가로 60m, 세로 40m규모의 대형 특설무대는 건물 길이만 54m에 이르는 거대한 전통 한옥을 배경으로 구성했다. 배경으로 활용된 전통 한옥은 정교하고 스펙터클한 비디오 매핑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세팅됐다. 반면 엄청나게 넓은 야외무대는 단순하게 디자인함으로써 작품 주제를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하려는 의도도 드러냈다.

국내 최대 규모의 3D 비디오 프로젝션 매핑에는 프랑스 최고의 기술진인 라메종프로덕션이 참여해 스펙터클한 무대를 창출했다.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장면 간 흐름과 템포를 유지해 나간 비디오 매핑은 상징과 은유의 매개체로써 일제의 만행에 억압받는 민초들의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표현하기도 하고, 광복에 대한 안동사람의 염원과 투쟁의 길을 그려내는 등 보는 내내 깊은 감동의 울림을 주었다.

전체적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적절히 섞어가며 극적 효과를 극대화한 작품이라 평가할 만하다. 3D 비디오 매핑과 더불어 배우들의 몸짓·소리·노래, 그리고 조명과 바닥분수의 적절한 사용, 잘 짜여진 서사 등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극 진행 템포감을 높이고 동적인 무대로 공간을 꽉 채웠다. 내용상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진정한 독립을 원했던 권세연·이상룡·류인식·권오설·김락·남자현·이육사·김용환 등 대한민국을 지켜낸 그들의 외침과 이름 없는 안동의 독립운동 영웅들의 삶과 저항이란 주제를 잘 드러냈다.

왕의나라 시즌3 '나는 독립군이다'는 대한민국 근대사에 한 획을 그은 독립운동사, 특히 '안동인(安東人)'이 주축이 된 역사적 사실을 뮤지컬로 재현해 냈다. 격변기 대한민국을 지켜낸 안동사람의 간절한 염원, 그들의 외침, 그리고 대한독립 정신을 재조명함으로써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구국충절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 볼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손병태 (〈사〉부산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사〉한국연극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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