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설비투자했지만 캐즘여파로 실적 부진
2022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말 기준
엘앤에프 차입금의존도 31.6%포인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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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본사를 둔 2차전지 소재기업 엘앤에프 본사 전경. |
이른바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 여파로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등 대구경북지역 2차전지 소재(양극재·음극재) 업체들의 차입금 의존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을 의미한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지면 금융비용이 늘어나 수익성 확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22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반기·사업보고서를 모두 제출한 279곳(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2분기 (4~6월)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28.0%로 파악됐다.
2022년 4분기(27.4%) 대비 0.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조사 대상 기업의 2분기 총 차입금 규모는 1천40조9천461억원이다. 2022년 4분기에 비해 110조688억원이 늘었다.
특히 기업별로 보면 지역 2차전지 소재업체들의 차입금 의존도 상승이 두드러진다. 우선 대구에 본사를 둔 2차전지 업체 '엘앤에프'의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상승폭(31.6% 포인트)이 컸다. 엘앤에프는 2022년 4분기 30.1%에서 올해 2분기 61.7%로 늘었다.
주력 사업장이 포항에 있는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같은기간 차입금 의존도가 28.1%→47.3%(19.2%포인트 ↑)로 높아졌다.
포항에 본사가 있는 '포스코퓨처엠'도 같은 기간 차입금 의존도가 32.0%→46.9%(14.9%포인트 ↑)로 늘었다.
이처럼 지역 2차전지 소재 기업들의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공장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위해 차입금 규모를 늘렸지만 캐즘 여파로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이밖에 신세계건설(10.9%→36.6%), 코오롱글로벌(18.2%→43.4%), SK케미칼(18.4%→33.4%), 한화솔루션(34.8%→45.8%)도 상승폭이 비교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효성화학(79.4%)이었다. 이어 대구에 본사를 둔 에너지 공기업 '한국가스공사(70.6%)'가 그 뒤를 이었다. SK렌터카(70.4%), 팜스코(69.3%), 롯데렌탈(64.9%), HD현대케미칼(64.8%), 도이치모터스(64.2%), 롯데글로벌로지스(62.1%)도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기업으로 분류됐다.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곳은 반도체 장비업체인 세메스(0.1%)였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0.3%), 포스코 DX(0.6%), 오리온(0.6%), 한전KPS(0.8%), HD현대삼호(1.0%), LX세미콘(1.3%), 강원랜드(1.3%) 등의 순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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