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
몇 번의 스마트폰 터치로 간편하게 송금하고 투자하는 시대가 되었다. 혁신적인 IT기술로 무장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일상 곳곳에 자리 잡으며 금융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여 시장에서 시험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마치 모래상자(sandbox)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듯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이 규제의 제약 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시장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는 핀테크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금융규제 샌드박스 역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19년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에 대해 한시적인 규제 특례를 부여하고 시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7월 말 기준, 지정된 혁신금융서비스는 370여 건에 이르며, 180여 건의 서비스가 시장에 출시되어 운영 중이다. 소수점 단위로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 대출상품 비교·추천 플랫폼, 안전하고 편리한 개인신용정보 활용을 가능하게 한 마이데이터 통합인증 서비스 등이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출시된 대표적 서비스로 우리의 금융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iM뱅크(아이엠뱅크) 역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대면실명확인 서비스(2021)' '안면인식기술 활용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2020)' '항공사를 통한 환전서비스(2019)'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으며, 비대면 금융서비스 개선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혁신금융서비스의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될수록 여러 금융회사들은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는 테크기업들과의 협업을 한층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다. 이에 상상의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함께 핀테크 기술 발전이 금융시장의 혁신을 이끌어 나가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다. 지난 8월27일에 개최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를 둘러보면서, 미래 금융서비스는 결국 핀테크 기술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다.
이번 박람회에 iM뱅크(아이엠뱅크)도 신규 NFT지갑 서비스인 '라임월렛(LiMe walllet)'서비스와 대학 생활을 담은 스마트 캠퍼스 플랫폼 'iM유니즈', 지역화폐 플랫폼이자 소상공인 홍보를 위한 'iM샵' 서비스를 선보였고, DGB금융그룹의 핀테크 자회사인 뉴지스탁은 개인 투자자가 직접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제작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다이렉트 인덱싱 기술'을 금융위원장 등 VIP 대상으로 시연함으로써 크게 호평받았다.
박람회에서 금융위는 핀테크 기업 육성을 위한 투자확대,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신규투자 유치에 대한 성과를 리뷰하며, 규제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금융혁신을 위한 금융규제 샌드박스와 핀테크 기술은 함께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이다. 금융업은 규제산업으로 규제는 혁신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규제의 틀을 과감히 깰 수 있는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활성화가 금융서비스 혁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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