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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산호와 성게

2024-09-30 07:08
[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산호와 성게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박재열의 외신톺아보기] 산호와 성게

찜통더위에 지구가 몸살을 앓았다. 바다 속은 어떨까?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면 맨 먼저 사라질 것이 산호초 생태계다. 수중생물의 1/4은 산호초에 모여 있으니 산호초가 얼마나 중요한가.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C 오르면 70~90%의 산호초가 장기적인 발달장애를 일으키는데 작년엔 1.48? C나 올랐다. 전 세계 산호의 3/4 이상이 백화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열 스트레스를 받았다. 산호들이 화려한 색깔을 잃었고 건강할 때 내는 '노래' 소리도 멈췄다.
산호는 조직 속에 공생하는 해조류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광합성을 하여 영양분을 생산하는 것이 바로 이 해조류다. 그러나 수온이 올라가면 이 해조류에 장애가 일어나 영양분이 아니라 독성물질을 뿜는다. 산호는 영양분을 공급 못하는 해조류를 놓아버리고 백골상태가 된다. 이때 나쁜 물, 자외선, 침전물을 만나면 고사하고 만다. 산호가 죽어 해조류가 완전 뒤덮어버리면 산호 유충은 더 이상 발을 붙일 수가 없다.
푸에르토리코 등지에서 이런 현상을 막아보려고 과학자들이 나섰다. 그들은 산호를 토막 낸 뒤 육지에서 배양하여 산호초에 심어줬다. 동시에 '긴 가시 성게'를 투입했는데 이 성게는 산호에게 해가 되는 해조류를 먹어줘 산호에겐 우군이 된다. 그런데 이 성게도 1980년대부터 거의 사라졌다. 과학자들은 7~8m의 줄에 네모 난 인조잔디를 조롱조롱 달아 그 끝을 바닥에 고정시켰다. 이 잔디에 성게 새끼들이 붙으면 그 잔디를 가져와 그것들을 양식했다. 얼추 자라면 그 인조잔디를 황폐한 산호초에 갖다놓았다. 효과는 있었지만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이 방법으론 기후변화의 폐해를 따라잡을 수 있겠나.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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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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