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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9주년 특집] 일상 파고든 구독경제시장 100조 시대 온다

2024-10-11

■ '구독' 성장세…스펙트럼 다양화

[창간 79주년 특집] 일상 파고든 구독경제시장 100조 시대 온다바야흐로 '구독 경제' 시대다. 구독은 '일정 금액을 선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흑백요리사' 열풍을 일으키는 전통 OTT 강자 '넷플릭스', 프로야구를 온라인 독점 중계하는 '티빙' 등이 대표적인 구독 서비스다. 과거 신문, 유제품 등을 정기적으로 받거나 차량 등을 렌트하는 차원을 완전히 넘어섰다. 구독경제 서비스 스펙트럼이 날로 다양화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 매년 평균 50만원 지출
1인당 3.4개 구독…비디오 가장 많아
멤버십·렌털형 등 서비스 형태 확대

구독경제 활성화…접근·편의성 높여
기업-고객 간 장기적 관계 구축 가능
시장 독과점·구독 피로감 등 부작용


[창간 79주년 특집] 일상 파고든 구독경제시장 100조 시대 온다◆국내 구독경제 시장 100조원

글로벌 결제 솔루션 기업 '주오라'의 최고경영자(CEO) 티엔 추오는 구독 경제를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으로 정의한다.

구독(購讀)은 한문 그대로 해석하면 '사서 읽다'라는 뜻이다. 신문 등을 정기적으로 사거나 배달받는 형태를 말한다. 영어로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이다. 구독 이외에도 기부금, 가입, 서비스 사용 등의 뜻이 내포돼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이다. 2016년 대비 54.8%나 급증했다. 내년엔 시장 규모가 1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소비자들은 매년 유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50만원 가까이 지출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 방고(Bango)의 '구독 전쟁 2024' 보고서를 보면, 한국 소비자는 해마다 구독 서비스에 360달러(약 48만원)를 쓴다. 매달 30달러(4만원)가량을 구독용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한국 소비자 1명이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는 평균 3.4개였다. 가장 많은 이용 형태는 구독형 비디오(84%·중복 응답)다. 이어 음원사이트(49%), 쇼핑(46%), 식음료(18%), 게임 서비스(15%) 순이다.

구독경제 형태는 크게 멤버십형·렌털형·정기 배송형 3가지로 나뉜다. 정기배송형은 지불한 금액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소비자들은 유제품을 비롯해 김치, 이유식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받는다. 최근엔 생활제품과 더불어 커피, 와인, 귀금속 등 구독하는 상품의 범위가 크게 확대됐다. 가전제품 구독 서비스도 인기다. 정수기와 비데를 대여해 주던 데서 근래엔 TV, 세탁기, 냉장고 등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제품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다.

◆경제 패러다임 '소유→ 접근'으로 변화

구독경제의 활성화로 인해 경제 패러다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소유하는 것에 치중했다면 지금은 접근성과 편의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와 기술 혁신은 구독경제의 전성기를 앞당겼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각종 첨단 기술발달로 사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알고리즘이 대표적이다. 사용자의 이용 기록을 분석,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제공해 소비자는 보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업들의 사용자 경험 디자인(UX design)이 그만큼 쉬워지는 모양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기회를 얻는다. '주오라'의 CEO 티엔 추오가 정의한 구독경제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구독경제 급성장의 이면엔 서비스 제공업체의 시장 독과점 문제도 존재한다.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이 경쟁을 뿌리치고, 가격을 인상하게 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지난 8월 쿠팡이 와우 멤버십 가격을 4천990원→7천890원까지 인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엔 유튜브가 국내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을 한 번에 43% 인상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구독 피로감도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소비자가 너무 많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과부하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방고가 미국 소비자 2천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구독 피로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경제 전문가인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구독경제가 단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경제적인 이점이 많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몇몇 기업이 시장을 과점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드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창간 79주년 특집] 일상 파고든 구독경제시장 100조 시대 온다#1. 대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종훈(가명·32)씨는 취미로 콘솔 게임을 한다. 주로 사용하는 게임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은 PlayStation Plus(PS+)라는 구독 서비스를 통해 게임과 멀티플레이, 각종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다른 유저들과 같이 게임을 하려면 최소 기본 멤버십인 '에센셜'에 의무 가입해야 한다.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활성화된 게임이라면 PS+를 구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고가 요금제 이용자들도 수두룩하다. 신작 체험판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밖에도 각종 미디어 콘텐츠와 스포츠, 음악 등을 즐기기 위해 매달 5만5천780원을 지출한다.

#2. 20대 여성직장인 김현주(가명·27)씨는 지난해부터 프로야구에 꽂혔다. 올해는 야구 시청을 위해 OTT 서비스 '티빙'에도 가입했다. 티빙은 올 시즌부터 프로야구를 온라인 독점 중계한다. 티빙에서 가장 싼 요금은 5천500원이다. 김씨는 가족과 쿠팡 '와우 멤버십' 계정도 공유한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쿠팡에서 산 물건의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OTT 시청, 무료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김씨는 "스포츠 독점 중계 콘텐츠 이용을 위해 OTT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구독요금이 점점 추가되면서 부담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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