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적극 협력·기업의 선제투자가 키포인트
대구 군위군 일대의 대구경북신공항 연계 '스마트 넷제로 시티' 조성안. <대구정책연구원 탄소중립지원센터 제공> |
글로벌 SMR 개발 현황. <혁신형소형모듈원자로 기술개발사업단 제공> |
SMR의 다양한 활용법. <한국원자력학회 제공> |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에 도전 중인 국내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자연히 SMR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대구와 경주에도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경주는 SMR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 대구도 대구경북신공항 인근인 군위 첨단산업단지에 SMR을 도입할 계획을 세워놨다.
현대건설은 최근 미국 홀텍의 영국법인 '홀텍 브리튼'과 영국 원자력청이 주관하는 'SMR 기술 경쟁 입찰 프로그램 '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14일 전했다. 원자력청은 올 연말까지 2곳을 파트너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현대건설과 홀텍의 '팀 홀텍'을 비롯해 GE히타치뉴클리어에너지, 롤스로이스SMR, 웨스팅하우스 등 4곳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건설 측은 "홀텍과 2021년 SMR 공동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에 대한 협력계약을 맺었다. 원전 해체,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구축 등 원자력 전 주기에 걸친 사업에 협력 중"이라고 했다.
SMR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대안으로 꼽히면서 관련 산업은 급성장 중이다. 2035년 세계시장 규모는 최대 620조원에 이른다. 2050년이면 글로벌 원전의 50%가 SMR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도 SMR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미국 4세대 SMR 개발사 '테라파워'에 3천억원을 투자했다. 삼성물산은 올 7월 루마니아 SMR 프로젝트 기본설계에 참여했다. 국내 최대 원자력 발전기업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8일 필리핀 '마닐라 전력'과 SMR 등 발전 인프라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SMR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려는 대구, 경주 등 국내 지자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우선 대구는 국내 최초로 SMR을 유치해 판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대구시는 대구경북신공항 인근의 군위 첨단산단에 SMR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업종기업을 대거 유치하고, 스마트팜·수소생산·데이터센터 등 부차적 사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타 지역과 달리 대구는 SMR을 실제 설치하고 가동해야만 구상 중인 플랜을 실현할 수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야만 나머지 사업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단 주민 수용성이란 장벽을 넘어 국내 첫 SMR 도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 각종 관련 사업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탄소중립·녹색성장 대구포럼'에서 "SMR은 탄소중립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SMR 유치를 두고) 많은 지자체가 망설이고 있다. 대구가 선택한 길에 자신을 갖고 정부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 먼저 도전하면 정부도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했다.
이성우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선제 투자를 통한 선점이 가장 중요하다. 대구가 국내 최초 SMR을 건설하면 두산도 대구에서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고, 의지가 충만하다"고 강조했다.
경주는 SMR 국가산단이라는 거대 산업인프라를 품으면서 현재 가장 앞서가고 있다. 국내 대형원전 총 26기 중 5기(월성원전 3기·신월성원전 2기)가 경주에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원자력 R&D(연구개발) 거점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이 국가산단 인근에 자리한다. 이 인프라는 SMR 시장이 커질수록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SMR 클러스터를 표방하는 창원도 적극적이다. 창원시는 'SMR 제작지원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관계 기관·기업은 물론, 첨단장비와 전문인력 등이 창원으로 몰릴 전망이다. 창원과 인접한 부산도 연간 4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보조기기 분야 제작지원센터를 추진 중이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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