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5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홈구장.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선뜻 이해하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 토트넘이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에 0-2로 패하자 홈 팬들이 원정팀 맨시티 승리에 환호한 것. 홈팬들은 이른바 '포즈난 응원(뒤돌아 어깨동무하며 응원가를 부르는 세리머니)'을 펼치며 열광했다. 토트넘 팬들이 이 같은 '황당 응원'을 펼친 이유는 짐작대로였다. '북런던 라이벌'이자 앙숙인 아스널이 우승하는 꼴만큼은 보기 싫어서였다. 당시 아스널과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던 맨시티는 그날 토트넘에 패할 경우 2023~2024시즌 우승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경기를 맨시티가 이겨줬으니 토트넘 팬들의 박수를 받을 만 했다. 반면, 아스널 팬들은 토트넘을 향해 "멍청한 ×들"이라며 원망을 쏟아냈다. '포즈난 응원'은 과거 유로파리그에서 폴란드 축구팀인 레흐 포즈난이 맨시티를 이긴 뒤 포즈난 팬들 사이에서 나온 응원이다. 맨시티 팬들이 이를 따라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지난 6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4-3 '극장 승리'를 연출했다. 이날 대구 팬들이 기쁨에 겨워 펼친 '포즈난 응원'은 가히 장관이었다. 강등권 위기에서 사실상 승점 6점이 걸려 있던 경기를 이겼으니 홈팬들의 환호가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정규리그를 끝낸 대구FC는 결코 마음을 놓을 처지는 아니다. 치열한 잔류 전쟁이 펼쳐지는 파이널B 스플릿라운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유리한 순위에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매 경기 '벼랑 끝' 각오로 뛰어주길 바란다.
이창호 논설위원
프로축구 K리그1 대구FC가 지난 6일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4-3 '극장 승리'를 연출했다. 이날 대구 팬들이 기쁨에 겨워 펼친 '포즈난 응원'은 가히 장관이었다. 강등권 위기에서 사실상 승점 6점이 걸려 있던 경기를 이겼으니 홈팬들의 환호가 하늘을 찌르고도 남았다. 정규리그를 끝낸 대구FC는 결코 마음을 놓을 처지는 아니다. 치열한 잔류 전쟁이 펼쳐지는 파이널B 스플릿라운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소 유리한 순위에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매 경기 '벼랑 끝' 각오로 뛰어주길 바란다.
이창호 논설위원
이창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