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과 실력의 절묘한 조화
성공, 운인가 실력인가
운은 준비된 자의 것
과정에 충실한 성공법
실력으로 운을 얻다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
'운칠기삼(運七技三)'이란 사람이 살면서 일어나는 많은 일의 성패는 운(運)에 70% 달려있고 실력은 30%에 불과하다는 뜻의 고사다. 세상사 살다보면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어 운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매년 12월이 되면 우리는 "올 한 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새해 운을 빌어준다.
큰 성공을 거둔 CEO 가운데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말짱 헛것"이라고 말하는 분이 의외로 많다. 세계적 스포츠 선수들도 승리하고 난 뒤 겸손인지는 몰라도 "운이 좋았다"고 소회를 밝힌다. 진짜 개인이나 조직의 성공이 실력보다는 운일까? 혹은 전략의 결과물이라기보다는 우연의 산물일까? 아마도 우리에게 익숙한 모범 답안은 '실력이 기본이고 운은 덤'이다. 하지만, 전문 투자자이자 컬럼비아대 마이클 모부신 교수에 따르면 사업과 투자의 성과는 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물론 모부신 교수는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에 맡기는' 대신 '운을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운을 제대로 다루는 것"일까? 모부신 교수는 특히 운이 많이 작용하는 분야로 포커 게임을, 실력이 절대적인 분야로 체스 게임을 들면서 나머지는 이들 중간 어디엔가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스포츠분야에서 운이 작용하는 승률을 수학적으로 추산한 결과, 미식축구(NFL)는 승리 중 38%가, 프로아이스하키(NHL)는 심지어 53%가 운에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실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분야에서는 과정이 결과에 그대로 반영되므로 체계적인 훈련에 집중해야 하지만, 운이 강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는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0세기 최고의 슬로건이자 나이키를 세계적 클래스로 만든 메가 히트급 마케팅 슬로건인 "일단 해봐(Just do it)"가 시사하는 바처럼 실패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도전해야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 10월 27일 NFL에서 워싱턴 커맨더스는 2초를 남기고 시카고 베어스에 12-15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편 골문까진 거리가 많이 남았지만 커맨더스 쿼터백 제이든 대니얼스는 일단 공을 던졌다(Just do it). 이 공을 잡으려고 공격수 3명과 수비수 5명이 동시에 뛰어들어 다들 손을 뻗었는데 날아간 공이 한 수비수 손에 맞아 뒤쪽으로 튕겨 나가면서 우연히 뒤에 혼자 서 있던 공격수 손 앞에 떨어져 터치다운에 성공하면서 경기는 18-15라는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끝났다. "우연은 늘 강력하다. 항상 낚시 바늘을 던져두라(Just do it). 전혀 기대하지 않은 곳에 물고기가 있을 것이다"라는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말처럼 할 수 있는 것을 틈틈이 준비해야만 '운'이 찾아온다. 올 시즌 MLB에서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새롭게 쓴 오타니 쇼헤이 선수가 15세 때 설정한 8가지 핵심목표중 하나가 '운(運)'이다. 놀랍게도 오타니가 본 인생의 운은 '우연히 찾아드는' 게 아니라 '노력해서 획득하는' 운이다.
앞서 사례와 '실력의 역설'(paradox of skill: 실력이 향상되어 성적이 안정되면 운이 더욱 중요)이 말해 주듯이 운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세상사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에 맡기는' 대신 '노력해서 운을 획득'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운을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는 과정에 충실(즉 끊임없이 시도하고 꾸준히 노력(Just do it))하여 실력을 쌓으면 덤으로 운도 따르므로 '기칠운삼(技七運三)'의 자세가 중요하다.
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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