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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도 짐 싸는 동성로…블록마다 '공실 쓰나미'

2024-12-02 06:00

[위기의 경제 어디로]<1>대구 자영업자 비상상황
금리 내려도 대출문턱 높아져…경기 되살릴 실질적 대책 절실

스타벅스도 짐 싸는 동성로…블록마다 공실 쓰나미
1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한 상가. 1층 점포 세 곳이 모두 임대인을 구하지 못 한 채 텅 비어 있다.

대구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과 제조업뿐 아니라 자영업체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유통에 이르기까지 경기침체에 힘들어 하고 있다. 정부는 금리 인하를 포함해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체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중소상공인은 경제상황이 위기를 넘어 비상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올해도 어려웠지만 내년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닥을 치고 있는 지역 경제 상황을 살펴보고, 경기 회복의 디딤돌에 대해 고민해 본다.

"코로나19 때보다 지금이 체감상 더 힘들어요. 금리 인하 같은 간접적인 정책보다는 경기를 되살릴 수 있는 직접적인 방안을 내놔야 소상공인들이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타벅스도 짐 싸는 동성로…블록마다 공실 쓰나미
1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 상가에 임대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22년간 대구 동성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모(65)씨는 "금리가 낮아지니까 대출을 받은 입장에선 심적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지만, 사실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 이미 경기침체가 너무 많이 됐다"며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계속돼 소비자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대구는 지금 최악의 경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1일 오후 찾은 대구 동성로 일대. 휴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대구 쇼핑 1번지' 동성로는 북적이기보단 한산한 모습이었다. 곳곳에서 '상가 임대' '건물 매매' 등의 현수막이 내걸린 매장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동성로를 돌아본 결과, 영업하지 않은 채 텅 빈 상가는 한 블록에 두세 개 있는 건 예사였고, 상가 서너 개가 연달아 '임대인'을 찾는 곳도 적지 않았다.

스타벅스도 짐 싸는 동성로…블록마다 공실 쓰나미
대구 중구 동성로 옛 중앙파출소 건너편 약전골목 입구에 있던 유명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 매장은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다.


특히 옛 중앙파출소 건너편 약전골목 입구에 위치한 상가 두 곳의 사례는 동성로의 쇠락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때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했던 편의점이 위치했던 매장은 약 2년간의 공실 끝에 법률서비스업체 사무실이 입주했고, 맞은편 굴지의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 매장은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시그널을 보내고 있지만, 지역 경기는 상인들의 한숨 만큼이나 가라앉은 상태다. 실제 대출 받기 위해 은행을 찾아도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달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정성진(51)씨는 금리 인하 소식에 은행을 찾았지만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목표치가 줄고 기준도 강화되면서 보유하고 있는 빌라 건물에 대한 추가 대출은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3년째 요식업에 종사했다는 자영업자 이길준(38)씨는 "지금 자영업자들 앞에는 엄청나게 큰불이 나 있는 상황인데, 정부가 이 불을 끌 생각을 하는 게 아니고 실질적인 효과가 없는 방안만 내놓고 있다"고 역시 답답해 했다.

자영업자들에게 내년은 올해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신용보증재단의 경우 소상공인들의 빚을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규모가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0월 말 기준 대구신보의 대위변제 건수는 9천158건에 금액은 1천295억원에 달한다. 현재 대위변제 신청 건수를 감안하면 지난해 수준(9천443건, 1천342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글·사진=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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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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