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24분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 4일 오전 12시를 넘어 국회는 일순간 전쟁터로 변했다. 계엄군이 본청 진입을 강행하면서 국회 내부는 아수라장에 가까운 혼돈 속에 휩싸였다.
본청 출입문 곳곳에서는 민주당 보좌진 수십 명이 계엄군의 진입을 필사적으로 막아섰고, 이로 인해 약 40여 분간 대치가 이어졌다.
보좌진과 관계자들은 나무 문짝, 대형 화분, 책상, 의자 등을 동원해 본청 1층과 2층 출입문을 봉쇄하는 등 방어 태세를 갖췄다.
계엄군은 결국 2층 국민의힘 당 대표실로 연결된 유리창을 깨고 외부에서 강제 진입을 시도했다. 당직자들은 소화기를 분사하며 결사적으로 저항했고, 국회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오전 12시 45분경, 계엄군은 마침내 본청 로텐더홀에 도착했지만, 본회의장 진입은 끝내 저지당했다. 같은 시각 우원식 국회의장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상정하며, 긴급 본회의를 개의해 상황은 더욱 긴박하게 전개됐다.
계엄군이 짓밟고 간 국회 내부는 마치 전쟁을 치른 듯 처참했다. 로텐더홀 바닥에는 부서진 화분과 나무 문짝, 뒤엉킨 책상과 의자가 나뒹굴었고, 깨진 유리조각이 햇빛을 받아 날카롭게 빛났다.
보좌진과 기자들은 계엄군의 진입을 온몸으로 저지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국회 곳곳에 긴박했던 저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특히, 계엄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을 체포하려 했다는 정황이 알려지면서 각 정당은 즉각적인 진상 파악에 나섰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는 한 보좌진의 말처럼, 계엄군의 발길이 지나간 국회는 단순한 혼란을 넘어 민주주의의 상징이 유린된 처참한 현장이 되어버렸다.

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