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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눈] 洪 시장은 왜 108석이 아니라 90석이라 했을까

2024-12-11

느닷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국회의 즉각적인 계엄해제 의결, 여섯 시간 뒤 대통령의 계엄 철회와 이후 야권의 탄핵안 발의, 그리고 대통령실 압수수색까지 지난 일주일간 대한민국은 발칵 뒤집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엄중한 탄핵정국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이 화두 같은 발언을 던져 주목된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90석만 뭉치면 DJ(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정권을 다시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이유는 7년 전 상황과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정치 9단이다. 시류의 흐름을 잘 읽고 정치적으로 민심을 꿰뚫는 눈도 있다. 그는 왜 108석(국민의힘 의석 수)이 아니라 90석이라 했을까. 그리고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힌 이유는 뭘까.


그는 7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파란만장의 정국을 몸소 겪었다. 공교롭게 그때도 지금처럼 지방자치단체장(경남도지사) 신분이었다. 30년 가까운 정치인생에서 두 번의 단체장을 맡을 때마다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고 있는 셈이다.


그런 그가 이 시점에서 DJ를 소환한 건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정계은퇴 선언 후 다시 복귀한 DJ는 새정치국민회의를 이끌고 제15대 총선(1996년)에 나섰지만 7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총선에서 대패한 DJ는 견원지간으로 자유민주연합을 이끌던 김종필(JP) 전 총재의 청구동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이른바 'DJP 연합'을 성사시켰다. DJP 연대는 DJ에게 늘 따라붙었던 '빨갱이'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결국 정권교체를 일궈내는 동력이 됐다.


홍 시장의 지난 발언은 DJ가 79석만으로도 정권을 잡았는데, 국민의힘이 90석으로정권 재창출을 못할 리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 하나가 생긴다. 90석은 무슨 의미일까. 현재 국민의힘 의석 수가 108석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친한(친한동훈)계'를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서 열린 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18명으로 친한계였다. 홍 시장이 친한계와는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홍 시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경남도지사를 중도에 그만두고 서울로 올라가 대선 후보가 됐다. 그는 "그때 당 지지율이 4%였다. 악전고투 끝에 24%를 득표하면서 2등으로 당을 살려냈다"고 했다. 그러나 "그게 가장 후회된다"고도 했다. "그때 당을 살려두는 바람에 지금 무책임 정당이 됐다"는 것이다.


지금 홍 시장은 7년 전 그때와 흡사한 상황을 맞고 있다. 궤멸 직전에 있는 보수당을 다시 살리기 위해 상경할 것인지, '하방'한 대구에 그대로 있을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 주목되는 이유다. 홍 시장의 선택에 따라 대구시정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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