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원 마련 여의치 않을시 민간투자 통해 자체적으로 사업 추진
이철우 도지사"대왕고래, 지역 발전 동력으로 제대로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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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석유·가스전 개발)' 성공을 위한 5천억원 규모의 지역 활성화 펀드 조성이 경북도 차원에서 추진된다. 탄핵정국 속에서 정부 차원의 재원 마련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민간투자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산유국의 꿈을 향한 도전'을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대규모 에너지 투자 펀드'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 수립에 돌입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등 대형 에너지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재원 마련에 나선 것이다.
앞서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일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해 포항 앞바다 약 40㎞ 지점에서 탐사시추를 시작했다. 통상 시추공 1개를 뚫는 데 1천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경우 최소 다섯 차례 이상 시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5천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내년도 국비예산은 대부분 삭감됐다. 석유공사는 일단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체 예산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홀로 감당하기엔 사업 규모가 너무 크다.
이에 경북도는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지역경제 필수사업으로 판단하고 자체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프로젝트 성공 시 최소 35억 배럴의 가스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영일만 일원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같은 천연가스 처리·수송시설과 수소산업 인프라에 수십조원의 민간투자가 창출된다. '영일만 글로벌 에너지허브' 조성에도 탄력이 붙는다. 경북도는 자체 재정과 민간금융 등을 통해 매년 투자펀드 1천억원씩 5년간 모을 계획이다.
조성된 자금은 대왕프로젝트 외에 △울진 원자력·수소단지 △대구경북 수소배관망 △경주 소형모듈원자로(SMR)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입한다. 특히 '주민참여 이익공유형' 투자 모델을 채택해 프로젝트 성공시 투자자(도민)에게 이익 일부를 환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심해 유전 개발 사업은 성공률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들어 중앙과 지방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간과 힘을 합쳐 진행해야 한다"며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도 산유국을 향한 도전이 멈추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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