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청, 2일 오전 시무식 개최...尹, 개인 사유 따른 연가로 불참
시민단체 등 즉각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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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 대구 동구청장. <동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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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이음·참여연대 동구주민회 등은 지난해 12월 24일 오전 대구 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준 동구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
윤석준 대구 동구청장이 새해 첫인사를 서면으로 대신했다.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에 따른 국가 애도기간 중 차분한 분위기 속 시무식이 열렸지만, 윤 구청장이 별다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또다시 공식 행사에 불참한 것. 가뜩이나 건강문제 등으로 직무 수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윤 구청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압박은 한층 더 거세질 전망이다.
2일 동구청에 확인결과, 윤 구청장은 이날 오전 10시 본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무식에 불참했다. 시무식은 5분만에 끝났다. 윤 구청장은 서면으로 신년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청 측은 윤 구청장이 개인 사유로 연가를 제출해 시무식에 불참했다고 했다. 하지만 시무식을 계획해 놓고, 일신상 이유로 불참한 데 대한 논란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년 11월 윤 구청장은 1년여간 부실한 직무 수행에 대해 사과하며 "연말까지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면 '중요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구정 운영에 소홀함이 지속되자 동구 주민단체 등이 사퇴를 촉구하는 단체 행동을 했다. 더욱이 윤 구청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오는 9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누구든 아프면 병원에 다닐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동구청장은 그런 수준을 벗어났다. 한두 달도 아니고, 이 정도로 긴 기간 구정에 차질을 빚을 정도면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 시무식부터 불참할 정도면 앞으로도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다"고 했다.
지역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국가적 위기상황이고, 지역 현안도 산적해 있다. 결정권자인 구청장 부재 탓에 구정 현안 상당수가 표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정 책임자로서 어수선한 지역 상황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침묵하던 동구의회도 이번엔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한 동구의원은 "구의회도 윤 구청장에 대한 각종 문제 제기에 공감한다. 의회 차원에서 논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구청장 개인 사정은 안타깝지만, 공과 사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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