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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비선(秘線)

2025-01-08

2016년 최순실 비선 논란이 불거졌을 때 박근혜 대통령 측에선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이다"고 강변했다. '비공식 자문단' 쯤으로 해석되는 키친 캐비닛은 미국 앤드루 잭슨 대통령(1829~1837년 재임) 때 만들어진 용어다. 잭슨 대통령은 당시 부통령과 국무장관 간의 갈등으로 내각이 무능해지자 지인들의 자문과 도움을 받았다. 언론이 이를 '키친 캐비닛'으로 명명했다. 그러나 잭슨의 키친 캐비닛은 사회적으로 명망 높은 당대 공인들이었다. 최순실처럼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비선도 아니었다.

2024년의 계엄·탄핵 사태에도 어김없이 비선이 등장한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비선그룹은 정치군인 카르텔과 무속 비선으로 나뉜다. 천공과 건진법사가 무속 비선의 원조라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일컫는 안산보살은 신진그룹에 속한다. 여기에 '명 도사'로 불리는 명태균씨를 아우르기도 한다. 윤 대통령의 무속 연관 서사도 흥미롭다. 대선 후보 시절 손바닥 '王'자로 시작한 그의 정치궤적이 안산보살이 깊숙이 개입한 계엄과 탄핵으로 종결될 수 있어서다.

정치군인 카르텔은 충암고 출신의 '충암파'와 '노상원 라인'이 주축이다. 노 전 사령관은 예비역이지만 노상원 라인에 해당하는 전·현역 군인이 60여 명에 이른다. 12·3 계엄의 기획자로 알려진 노 전 사령관의 수첩과 명태균의 '황금폰'이 스모킹건이 될 수도 있다. 비선들에 감춰진 비사와 밀약, 모의(謀議)의 진실이 궁금하다. 그 '비밀의 문'은 열릴 수 있을까. 박규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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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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