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국비 해결 전에 대구로페이 운영계획 검토 못해
포항 자체 예산 투입해 1월에만 10% 할인율로 500억 발행
부산시도 지역화폐 할인율 한도 높여 내수회복 매진
새해가 시작된 지 20일이 지났지만 대구로페이 충전 앱인 'iM샵'에는 할인판매가 시행되기 전이라는 안내만 공지되고 있다. |
설 명절을 앞두고 대구 지역화폐인 '대구로페이'의 할인 충전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로 자영업자 고충이 커지면서 새해 들어 지자체마다 지역화폐 발행 한도와 할인율을 일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대구로페이 운영 계획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2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구로페이의 올해 발행 규모와 할인율 등 운영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다. 할인 충전 시기와 할인율, 발행 한도 등의 계획 또한 미정이다. 대구시는 지역화폐 발행에 필요한 국비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시비 예산을 비롯한 올해 전반적 사업 운영 계획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조경동 대구시 경제정책관은 "국비 규모를 고려해 대구로페이 발행 규모와 할인율 및 시기 등의 계획을 검토하게 되는데, 전제 조건인 국비가 확보되지 않아 대구시비 매칭 등 사업 운영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비 편성 전 대구로페이 할인 발행은 사실상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대구로페이에 국비 57억원, 시비 141억원이 지원됐다. 발행 규모는 2천830억원으로, 1인당 월 30만원 한도에서 7% 할인율로 충전이 가능해 인기를 끌어 할인 충전 첫날 불과 몇 시간만에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
국비가 결정되지 않아 지역화폐 발행 계획을 세우지 않은 대구시와 달리, 일부 다른 지자체는 내수진작 효과를 기대하며 자체 예산을 편성해 지역화폐 규모를 확대해 대조적이다.
경북 포항시는 국비 지원 없이 이달에만 500억원의 포항사랑상품권을 발행했다. 10% 할인율로 1인당 한도도 지난해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올렸다. 카드형 발행 한도인 350억원은 발행 4일 만에 동났다. 포항시 관계자는 "자금을 풀어야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1~2월에 지역화폐를 집중 발행할 예정"이라며 "내수 경기가 침체돼 자영업자 어려움이 크다. 지역화폐 할인 발행 규모를 키워서라도 지역에 돈이 돌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포항시가 작년 한 해 발생한 지역화폐 규모는 인구가 5배 많은 대구시와 비슷한 2천301억원이다. 포항시 자체 예산 152억원, 경북도 16억원, 국비 21억원이 투입됐다.
광역자치단체로는 부산시가 지역 소비 회복을 위해 이달부터 2월까지 지역화폐 '동백전'의 캐시백 한도금액을 상향했다. 기존 월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한도를 높이는 한편, 캐시백 비율도 5%에서 최대 7%까지 확대해 실질적 할인율을 높였다.
이와 관련, 대구참여연대는 20일 성명을 내고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민생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지역사랑상품권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의무화하는 지역화폐법을 주요 입법과제로 정하고, 추경에 편성될 수 있도록 하는 당론을 발표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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