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구 6개 지자체, 정월대보름 행사
무의미한 달집 경쟁 줄고, 콘텐츠 승부
북구청, '오징어게임' 패러디 전통놀이 체험
달서구청, LED 쥐불놀이 키트 첫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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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구 북구 산격대교 일원에서 열린 '2024 금호강 정월대보름 축제'에서 달집이 활활 타고 있다. <북구청 제공> |
오는 12일 열리는 을사년 첫 정월대보름 축제 현장에선 대구 곳곳에서 다소 이색적인 광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매년 반복되는 달집 규모 경쟁에서 벗어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콘텐츠도 적잖이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에선 중구·동구·남구청을 제외한 6개 지자체가 정월대보름 행사를 진행한다.
북구청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산격대교 일원에서 '2025 금호강 정월대보름 축제'를 연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초대형 달집은 규모를 줄였다. 올해 달집은 높이 7m로, 전년(13m) 대비 절반 가까이 작아졌다. 대신 액운을 막고 복을 부르는 정월대보름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보름 퍼포먼스'를 새로 선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K-콘텐츠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오! 재밌는 게임'이 눈길을 끈다.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제기, 공기, 비석치기 등 전통놀이를 오징어게임 룰을 통해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다.
북구청 측은 "올해 정월대보름 행사는 전통 문화 답습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도 좋아할 만한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미래 세대에 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수성구청은 대구스타디움 서편 광장 인근에서 민속한마당 행사를 연다. 수성구청은 몇 년 전부터 안전상의 우려로 달집 태우기 행사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달집에 조명 띠를 달고 소원을 비는 것으로 대체한다. 당제와 소망떡국 나눔행사, 지신밟기, 달 띄우기 행사도 즐길 수 있다.
달서구청은 월광수변공원에서 '제18회 달배달맞이축제'를 연다. 기존 투호놀이, 연날리기, 떡메치기 등 전통놀이 체험과 함께 올해는 LED 쥐불놀이 만들기 키트 체험 부스를 처음 도입한다. 서구청은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된 당산목 앞에서 '천왕메기 동제'를 지내는 것으로, 달집 태우기를 대체한다.
달성군과 군위군은 달성군민운동장과 원산교 하류 닥터헬기장에서 각각 달집태우기 행사를 갖는다.
한편, 작년까지 안심교 일원에서 열렸던 동구청의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는 주최 측 사정으로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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