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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여행] 겨울철 가볼만한 실내 여행지, 입춘한파라도 괜찮아…온실 꽃정원·빛터널 걸으며 '인증샷'

2025-02-07
[주말&여행] 겨울철 가볼만한 실내 여행지, 입춘한파라도 괜찮아…온실 꽃정원·빛터널 걸으며 인증샷
길이 200m, 폭 5m의 수양개 빛 터널. 정글과 구름다리, 장미꽃밭, 구슬로 가득 찬 미디어 볼의 세계, 초승달과 은하수의 공간 등이 6개 거울 벽을 두고 주제를 달리하며 이어진다.
입춘과 함께 한파가 왔다. 입춘한파는 언 듯 차갑지만 바라보면 부드러워 매양 혼란스럽다. 피부를 통한 혼란은 닿지 못한 허기여서, 이 감정과 조화로운 곳을 찾아 달려 나가는 마음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성급한 허기를 달래 줄 장소들로, 이를테면 언제나 따뜻하고 찬란하고 환상적인 곳으로.

경주동궁원 식물원과 버드파크

[주말&여행] 겨울철 가볼만한 실내 여행지, 입춘한파라도 괜찮아…온실 꽃정원·빛터널 걸으며 인증샷
경주 7m 높이의 고가 산책로에서 내려다 본 동궁원 식물원의 정글. 습한 열기와 과잉된 산소의 감미로운 압박 속에서 더 이상 원하는 것은 없어진다.
문무왕 14년, 동궁과 월지에 화초와 진금이수를 길렀다는 삼국사기 기록이 있다. 여기서 출발한 것이 오늘날의 경주 동궁원이다. 동궁원의 식물원은 본관 2층, 2관 1층 규모로 황금빛 치미가 아름다운 우진각지붕의 온실이다. 동선은 2관에서부터 시작된다. 온기와 습기가 훅 덮쳐 오는 온실 안은 사계절 꽃 정원으로 100종 6천500본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키 큰 야자수들, 향기를 내뿜는 열대의 열매들, 그리고 넝쿨진 꽃들의 정원은 환상적이다. 본관은 아열대 정글로 400여종 5천500본이 숲을 이루고 실개천이 흐르고 폭포가 떨어진다. 폭포의 암벽 동굴을 통과해 고가 산책로에 오르면 습한 열기와 과잉된 산소의 감미로운 압박 속에서 더 이상 원하는 것은 없어진다.

100종 6천500본의 각종 식물 자라
야자수·열대열매·꽃 어울려 장관
진귀한 새 작은동물 보는 재미 쏠쏠

'진금이수'란, '진귀한 새들과 기이한 짐승들'을 뜻한다. 동궁원에서 진금이수를 보여주는 곳은 버드파크다. 2층 규모로 한가운데 전체가 새장이다. 색색의 깃털과 다양한 크기의 몸집, 흰자위가 없는 블랙홀 같은 검은 눈의 새들이 별처럼 많다. 새들이 9할을 차지하지만 거북, 이구아나 등의 파충류, 우파루파, 피라냐, 철갑상어 등의 어류, 다람쥐, 패럿 등의 작은 동물들도 볼 수 있다. 버드파크는 '경북도 1호 전문동물원 박물관'으로 등록되어 있고 환경부지정 생물다양성 관리기관으로 국제희귀 동물의 수입 및 전시가 가능한 곳이다. 후문으로 이어지는 야외 체험장과 펭귄이 있는 버드 숲도 알뜰하게 챙기자.

■ 여행 Tip
경부고속도로 경주IC로 나가 보문관광단지방향으로 간다. 보문교를 건너면 바로 오른쪽에 동궁원이 위치한다. 식물원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 3천원, 버드파크 입장료는 대인 2만원, 소인 1만5천원이다. 동궁원 개장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7시까지, 버드파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충북 단양 수양개 선사유물전시관과 빛 터널

수양개(垂楊介)는 남한강변 단애의 포구마을이었다. 포구는 '꽃거리'라 불렸다. 옛날 강원도의 목재가 한양의 마포로 향할 때 수양개는 중간 쉼터였다. 뱃사람들의 주머니는 두둑했고 포구에는 분내 나는 여인들이 많았다. 지형은 험해도 교통의 요지여서 1935년에는 중앙선 철길이 단애를 가르며 놓였다. 이후 1985년 충주댐이 완공되자 수양개의 집들과 꽃거리는 물에 잠겼고 철길은 도로가 되었다. 그 때 수몰지구 문화유적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것이 구석기부터 마한시대까지의 수양개 선사유적이다. 선사유물전시관에서 당시 발굴된 다양한 유물과 연구된 자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충주댐 수몰지 발굴 선사유적 전시
터널 일제강점기때 만든 지하시설물
비밀의 정원의 5만개 불빛도 '볼만'

전시관에서 이어지는 빛 터널은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지하 시설물이다. 터널은 수십 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2017년 복합멀티미디어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정글과 구름다리, 장미들의 꽃밭, 구슬로 가득 찬 미디어 볼의 세계, 눈을 깜박일 때마다 모습을 달리하는 영상 공간, 초승달과 은하수의 공간, 그리고 몸을 가르듯 아득히 공격해오는 레이저 공간 등. 각 공간은 6개 거울 벽을 두고 주제를 달리하며 이어진다. 200m가 순식간에 정신없이 지나간다. 일몰 후 방문한다면 터널 밖 '비밀의 정원'을 밝히는 5만개의 불빛을 경험할 수 있다.

■ 여행 Tip
55번 중앙고속도로 단양IC로 나가 단양읍 방향으로 가다 북하삼거리에서 좌회전해 단성면으로 간다. 면소재지 지나 적성대교를 건너 우회전해 가면 좌측에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 있고 그 뒤편에 수양개빛터널이 위치한다. 입장료는 전시관과 빛터널 통합권으로 15세 이하 소인 6천원, 16세 이상 대인 9천원이며 관람시간은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다. 마감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하며 매주 화요일은 쉰다.


경북 성주 가야산 역사신화테마관과 야생화식물원

[주말&여행] 겨울철 가볼만한 실내 여행지, 입춘한파라도 괜찮아…온실 꽃정원·빛터널 걸으며 인증샷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 온실. 잉어 연못을 중심으로 난대성 기후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야생화 117종 8천여본이 숨 쉬고 있다.

성주 백운동에 있는 가야산 역사신화테마관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보여주고 들리지 않는 세계를 들려주는 곳이다. 회색빛 안개 스민 숲을 거닐며 가야산의 역사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수많은 이야기들을 보고 들으며, 가야산신인 정견모주의 전설 속으로 들어가는 공간이다. 한발 한 발 옮길 때마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듯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내가 움직일 때마다 바람이 불고 구름이 걷히고, 빛과 소리가 반응하고, 잡히지 않는 영상이 떠오른다. 지극히 인간적인 신비와 꿈같은 현실이 어린 시절의 공상 같아서 더욱 좋다.

가야산 역사와 전설 보고 들으면서
걸을때마다 책 넘기듯 영상 떠올라
식물원엔 수많은 야생화 볼 수 있어

역사신화테마관에서 오른쪽 숲을 통과해 조금 가면 아치문을 가진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이 나타난다. 성주군에서 조성한 군립 식물원으로 가야산에서 자라는 수많은 야생화와 나무, 동물, 식물, 곤충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곳이다. 온실에는 난대성 기후에서 자생하는 나무와 야생화 117종 8천여본이 숨 쉰다. 어쩐지 숨 쉬지 않아도 살 것 같은 공기 때문에 세계의 영원을 기대하게 된다.

■ 여행 Tip
12번 대구광주고속도로 해인사IC로 나가 해인사방향으로 간다. 가야면사무소 지나 야천삼거리에서 우회전해 59번국도 성주방면으로 가면된다. 가야산 역사신화테마관과 야생화식물원 두 곳 모두 입장 무료,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울산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문화창고

[주말&여행] 겨울철 가볼만한 실내 여행지, 입춘한파라도 괜찮아…온실 꽃정원·빛터널 걸으며 인증샷
장생포 문화창고의 시민창의광장. 울산의 창작자들이 '2020 공공미술프로젝트'를 통해 완성한 곳으로 공간 전체가 바다 속 같다.
한때 우리나라 포경업의 전진기지로 명성을 떨쳤던 장생포, 현재는 고래문화특구다. 그 가운데 고래박물관은 고래와 포경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곳이다. 고래 소리가 창처럼 날아들고, 귀신고래와 마주하며, 포경에 대한 역사와 사료들, 옛 선원들의 메모와 일지들 속에서 제법 생생한 상상도 하게 된다.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진짜 고래를 만날 수 있다. 수족관 터널로 들어서면 온통 푸른 물빛 속에 잠긴 채로 돌고래들과 함께 유영하는 기분이어서 몇 번을 거듭하여도 또 그립다. 이층에서는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돌고래를 볼 수 있다. 까만 조약돌보다 더 반드르르한 고래의 등과 둥글게 날아오르는 비상에 눈을 떼지 못한다.

고래·포경 관련 역사 사료 모아둔 곳
체험관에선 진짜 고래도 만날 수 있어
갤러리·전시장 갖춘 문화창고도 인기


석유화학단지와 각종 공장, 다채로운 항만 시설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포구의 초입에 장생포 문화창고가 자리한다. 이 자리에서 1962년 울산공업센터 특정공업지구 기공식이 열렸고 1973년에는 냉동 창고가 들어섰다. 10년도 채 안 돼 경영악화로 문을 닫은 냉동창고는 지금 복합 문화예술 공간인 문화창고다. 루프탑이 있는 6층 규모에 푸드코트, 기공식 기념관, 체험관, 갤러리, 미디어아트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무엇보다 각 층에 들어설 때마다 환한 창 가득 들어차는 장생포를 보는 일이 가장 멋지다. 서점 겸 카페인 '지관서가(止觀書架)'도 들러볼 만하다. '지관(止觀)'은 '멈추어서 바라본다'는 뜻이다. 이곳에서 강연회와 북 토크, 음악회도 열린다. 지관서가는 평일, 휴일 가릴 것 없이 인기가 많다.

■ 여행 Tip
경부고속도로 경주방향으로 간다. 경주 지나 언양분기점에서 부산울산고속도로 울산방면으로 가다 울산IC로 나간다. 울산항 방향으로 가다 신여천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장생포로를 따라가면 고래박물관이 있고, 장생포로로 계속 가다 매암사거리에서 우회전해 장생포고래로를 따라가면 장생포문화창고가 자리한다. 박물관과 체험관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 박물관입장료는 어른 2천원 어린이 1천원, 체험관은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이다. 문화창고 주차와 입장은 무료이며 이용시간은 오전10시부터 밤9시까지다.

글·사진=류혜숙 여행칼럼니스트 archigo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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