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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 찬반 세력의 공존 가능성을 보여준 광주집회

2025-02-17

그저께 광주시 금남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와 5·18 민주광장에서 개최된 탄핵 찬성 집회는 물리적 충돌 없이 끝났다. 탄핵에 대한 강력한 찬반 입장을 가진 두 세력이, 그것도 참석자 수가 각각 1만·2만명(주최 측 추산)에 이르며 집회 장소 또한 100여 m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니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일부 참석자들 간에 거친 말이 오가기는 했지만, 평화롭게 마무리된 것이다. 이날 집회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함을 보여준 사례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빚어질 정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금남로는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신군부의 계엄군에 맞서 싸우며 민주주의를 지켰던 곳이다. 그런 곳에 국회로 계엄군을 보낸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 들었으니, 광주시민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에 대한 도발로 해석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탄핵 반대 집회 주최 측은 집회 신고 때부터 물리적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고,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행사를 가졌다. 광주집회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두 세력이 한 공간에서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면서 의견을 표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 집회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나타날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 되든 대통령직에 복귀하든, 거리로 나와 반발할 세력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광주집회에서 보여준 것처럼 물리적 폭력 없이 민주적 절차를 지키며 의견을 표출한다면 사회적 갈등은 완화될 것이다. 헌재 판결의 후폭풍을 최소화할 지혜가 필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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