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구 공단천에 '분홍빛 물' 유입
지난달 '보랏빛 물' 유입됐던 그 지점
환경당국, 오염 경로 추적 중
![]() |
24일 오후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공단천에서 분홍빛 물이 흐르고 있다. 장태훈 수습기자 hun2@yeongnam.com |
이번엔 도심 산업단지 인근 하천에 분홍빛 물이 흐른 정황이 포착됐다.
대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하천에 또다시 염색용 염료로 추정되는 오염수가 유입됐다. 보랏빛 물이 발견된 지 불과 한 달 새 유사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
24일 대구 서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0분쯤 염색공단 인근 하천에서 '분홍빛 물이 흐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CCTV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공공시설관리공단 달서천사업소가 신고했다.
분홍빛 물이 흘러나온 지점은 염색산단 북쪽에 위치한 하수관거다. 지난달 9일 보랏빛 물이 흘러나왔던 지점과 동일하다. 이 곳은 염색산단과 인근 제3산단, 비산권역 공단 하수를 모아 달서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신고와 동시에 서구청 등 환경당국은 현장에 출동했다. 오염수로 추정되는 시료를 채취해 측정한 결과, 수소이온농도(pH)는 11가량으로 평소(7~8)보다 높은 염기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경당국은 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아울러 원인을 분홍빛 염료로 추정하고, 주변 지역을 돌며 맨홀 및 개별 공장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인근 공장이 전부 염색공장이어서 유출 경로 파악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지난달 초 보랏빛 물 유입과 관련해 서구청과 북구청, 대구환경청, 공공시설관리공단, 염색산단 등 관계기관은 회의를 갖고, 유사 사건 발생 시 공동 대응을 협의했다. 이번에도 오염수 유출 경로 파악에 실패할 경우 재발방지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돼 논란이 커질 공산이 있다.
대구 서구청 관계자는 "오염수는 분홍빛 염료로 추정된다. 인근 염료 공장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며 "인근에 오래된 공장들이 있다보니 관에서 새어 나왔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이승엽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