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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
동물의 장기를 인간에게 이식할 수 있을까? 그것은 인류의 오랜 숙원이었다. 최근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의 신장을 신장부전증 환자에게 이식하였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미국에는 장기이식을 원하는 환자가 10만명 이상이며 가장 필요로 하는 장기가 신장이다. 매년 쓸 수 있는 인간의 신장은 약 2만5천 개이고 매일 신장이식대기자 중에 17명이 죽어나간다.
미국의 e제네시스와 리비비코라는 두 바이오텍 회사에서 유전자를 변형한 돼지를 키운다. 이 돼지는 돼지유전자 4개를 비활성화하고 인간유전자 6개를 끼워 넣은 돼지다. 돼지는 6개월만 키우면 그 장기가 사람에게 알맞다. 이 돼지는 무성생식하여 무균시설에서 호강시키며 키운다. 젖도 젖병으로만 먹인다. 이러한 조치는 인간이 모르는 돼지의 병원균이 인간에 전이되어 퍼질 수 있기 때문. 맨 처음엔 이 돼지의 장기를 적출하여 다른 동물에 이식해 보고 난 뒤 뇌사상태의 인간환자에게 이식해 보았다. 미국에서 위급하지 않은 환자에게 돼지신장 이식 허가가 나온 것은 바로 작년이었다.
작년 11월에 루니(53)라는 여성에게 돼지신장을 이식했다. 세 번째 돼지신장 이식이었다. 루니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떼어주고 나니 자신에게 신부전증이 찾아와 8년간 투석을 했다. 그녀는 항체수치가 높아 인간 신장은 불가능하였다. 리비비코에서 제공한 돼지신장을 이식했는데 지금까지 경과가 아주 좋다. 투석은 안 해도 되며 배뇨와 혈압이 정상이고 9~10개 블록은 거뜬히 걷는다. 돼지장기를 이식하고 3개월 이상 생존한 첫 사례다. 지난 1월에는 66세 남성에게도 돼지콩팥을 달아줬더니 탭댄스를 추면서 회복실을 떠났다.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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