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학문제·방과후 교육 활동
다른 지역과의 교류 지원 등
미래 세상 살아갈 힘 갖도록
통폐합 속 새로운 관점으로
아이들을 도울 방안 찾아야
![]() |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
우보중학교, 정확하게 말하면 군위중학교 우보분교장이다. 중학교 시절, 필자는 이 학교에서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방학을 맞아 고향에서 지내다 보니 재학 중이던 학교의 기념식에 참석할 수 없어, 여기서 참석 확인증을 받아 제출해야 했다.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애국가를 부르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아이들이 없는 학교 모습이 참 안타깝다. 가끔 방문했던 필자도 마음이 서운한데, 동창생들의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만하다. 함께 뛰놀던 공간에 쌓인 수북한 추억이 사라지는 듯한 안타까움이 얼마나 클까? 친구들과 나를 엮어주던 구심점이 없어지는 상실감은 또 얼마나 클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공감되는 지점이다. 마을에서도 거점 문화센터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니 마음이 아플 수 있다. 그래도 무턱대고 학교를 유지하자고 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이 문제가 단지 우보면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10년 전 45만여 명이던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올해 35만여 명으로 22%가 줄었다.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184개교다. 또 예산 문제는 밀어두고라도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명확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우보분교장에도 지난해까지 학생 3명이 다녔다고 들었다. 열 어른이 한 친구 역할을 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또래 활동이 가능한 군위중학교로 전학을 갔다고 한다. 맞다. 지식 교육만 하자면 대한민국에 한 사람의 교사만 있으면 된다. 인터넷으로 강의하고 모두 화면을 쳐다보면 될 테니까. 학교는 또래와 함께 생각하고, 부대끼고, 성장하는 곳이어야 한다. 소통하고 협력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지닌 아이로 길러야 한다.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배려하는 인성도 길러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이 커서 맞이할 미래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더 이상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전국 모든 학교 동창생의 안타까움은 같을 것이다. 그들의 서운함에 동감하면서 이제는 새로운 관점에서 우리 아이들을 도울 방안을 찾아보자고 말하고 싶다. 우보를 예로 들면, 통학 문제나 하교 후 교육 활동 지원 문제, 다른 시·도와의 교류 등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자. 우리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일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가 기준이어야 하니까.
사실 폐교나 휴교가 발생하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출산, 육아, 교육 관련 어려움을 해소해 줄 제도와 분위기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다문화 학생에 대한 더 현실적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문 닫았던 학교가 문을 열고, 마을 공동체도 활기가 돌 것이다.
우보중학교를 돌아 나오면서 마주친 우보역의 모습도 같은 느낌이었다. 수많은 사람이 드나들던 곳이었건만, 낡은 역사만 있고 객차도 승객도 없다. 보리쌀 보따리를 안고 완행열차로 영천역에서 갈아타고 다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지금은 자동차로 쉽게 갈 수 있지만, 두 시간 이상 걸려서야 갔다. 세상이 바뀌었으니, 안타깝고 아쉬워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