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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더 이상 어려운 과목이 아니다
지민이는 영어를 좋아했지만, 막상 외국어로 말하는 것은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교육특구 사업을 통해 한동대학교에서 온 선생님과 함께하는 영어 수업은 달랐다. 영어는 이제 암기해야 할 시험 과목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고 마음으로 느끼는 언어가 되었다. 역할극을 하며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어느새 영어가 자연스럽게 입에서 흘러나왔다.
어느 날, 선생님이 말했다. "이제 영어로 자기소개를 해볼까요?" 지민이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손을 들었다. "Hello, my name is Jimin. I love reading books and playing with my friends!" 말을 마친 순간, 지민이의 심장은 쿵쾅거렸다. 친구들의 응원과 미소를 보며,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문장씩 말할 때마다, 지민이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날 저녁, 지민이는 엄마에게 말했다. "나중에 외국 친구도 사귀고 싶어요!" 이제 지민이에게 영어는 어려운 시험 과목이 아니라, 새로운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문해력 교육, 생각의 깊이를 더하다
포항 교육특구의 또 다른 변화는 문해력 교육이었다. 선생님은 단순히 글을 읽고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을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친구들의 말이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예전에는 친구들끼리 장난을 칠 때 가끔 과격한 말을 쓰기도 했지만, 이제는 서로를 배려하는 말을 더 많이 쓰게 되었다. 선생님이 알려준 따뜻한 표현을 쓰는 것이 더 즐겁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어느 날, 수업 시간에 이야기를 읽고서 "자신이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지민이는 처음에는 막막했지만, 곰곰이 생각한 끝에 손을 들었다. "저라면 용기를 내서 친구를 도울 거예요!" 선생님이 미소 지으며 칭찬해 주자, 지민이는 자신감이 생겼다. 문해력 수업을 통해 지민이는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의견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었다.
△포항에서 시작된 꿈, 세계로 뻗어가다
지민이는 포항이 교육특구가 되면서 자신이 받은 혜택이 얼마나 큰지 점점 깨닫고 있었다. 영어를 배우면서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게 되었고, 문해력 교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다 영어 수업이 재미있어지면서 더 이상 외국인 선생님이 낯설거나 두렵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이제는 외국인 선생님과 눈을 마주치고 자연스럽게 "Hello! How are you?"라고 인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영어를 잘해서 외국 친구들과도 이야기하고, 내가 쓴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게 하고 싶어!" 지민이는 저녁노을이 지는 포항의 바닷가를 바라보며 다짐했다. 그리고 속으로 한 가지를 더 다짐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계속 이어져서, 더 많은 친구들이 나처럼 자신감을 갖게 되면 좋겠다!'
△교육특구 포항, 아이들의 미래를 키우다
포항이 교육특구로 지정된 것은 또 하나의 사업이 아니라, 지민이와 같은 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소중한 기회다. 지역의 대학교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영어 교육과 문해력 향상 프로그램은 단순한 학습 지원을 넘어, 소중한 어린 마음을 세계로 미래로 확장시키는 백년대계로 이어지고 있다.
포항 교육특구의 목표는 교육 기회를 넓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보다 중요한 목표는 내재된 교육과정을 통해서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올바른 인성을 함께 기를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학생들은 세계와 소통하는 역량을 키우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력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배려와 존중의 태도도 함께 익혀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성장을 넘어, 지역 사회 전체가 글로벌 인재 양성과 인성 교육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제 포항의 아이들은 교과서나 책 속 이야기에서만 세상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고 표현하며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항의 바다를 보며 세계를 꿈꾸는 아이들. 영어를 배우며 세상을 향한 문을 열고, 문해력을 키우며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해 가는 과정 속에서, 이들은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지민이와 같은 아이들이 멋진 어른으로 성장해서 또 다른 아이들의 꿈을 키워 줄 것이다. 그때쯤이면, 포항의 바닷바람은 더욱 힘찬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박혜경(한동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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