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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뉴스] 우원식, “ 조용, 이건 옳지 않아”

2025-04-14 16:20

우원식 “조용, 이건 옳지 않아"

13일, 국회의 본회의장은 정부를 향한 질문보다 의장을 향한 야유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아무런 협의도 없이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 사태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엄중히 문제를 제기하자,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두고 집단 항의로 맞섰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무총리 권한대행의 일방적 불출석을 강하게 질타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한, 국무총리든 대통령 권한대행이든 대정부질문에 불출석한 사례는 없었다"며, “헌법을, 국회를, 그리고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정면 비판한 것이다. 국회의 수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였다.

정치의 품격이 무너지는 순간은 거창한 실정이나 충격적인 부정부패 때문만이 아니다. 기본을 지키지 않을 때, 원칙을 조롱할 때, 책임 앞에서 고성을 선택할 때 그 균열은 시작된다. 이날의 항의는 명백히 후자였다.

국회의장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수장이다. 국무총리든, 그 권한대행이든, 대정부질문에 성실히 출석하는 것은 의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수십 년간의 의회 역사에서도 전례가 없던 '일방적 불출석'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국회의장이 지적한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또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항의한 일부 야당 의원들의 태도는 도를 넘었다. 문제 삼아야 할 대상은 권한대행의 무책임한 불출석이지, 이를 바로잡으려는 의장의 발언이 아니다. 국회의 권위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가져야 할 책무를 내던진 처사였다.

우 의장은 “국무위원이 대정부질문에 성실히 출석하는 것은 국회를 위한 것이며,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다"라고 했다. 이 당연한 원칙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국회에 존재하는가.

입법기관의 권위는 권위적인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을 대신해 묻고 따지고 책임을 요구하는 그 정당성에서 비롯된다. 그런 점에서 이날 항의한 의원들은 정치적 진영 이전에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인식조차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고성은 논리를 이기지 못하고, 항의는 책임을 피하지 못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의 단호한 발언에 격하게 반응하기보다 침묵 속에 숙여야 할 것은 고개였고, 돌아보아야 할 것은 자신의 태도였다.

정치는 순간의 고성을 남기지 않는다. 다만 국민은 그 순간, 누가 품격을 지켰는지, 누가 헌법의 정신을 따랐는지를 기억한다. 오늘의 본회의장은 안타깝게도 그 기억에 남을 부끄러운 장면을 또 하나 추가했다.

국회 의원들에게 다시 묻는다. 국회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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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정

까마기자 한유정기자입니다.영상 뉴스를 주로 제작합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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