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
우울증 증상 겪는 경우 허다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전국 17개 시·도 등록 장애인 8천명을 대상)' 결과를 보면, 뇌병변장애인의 72%가 "일상생활에 타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뇌병변장애인은 대표적인 고위험 밀착 돌봄 대상이다. 특히 경직, 관절구축, 운동실조, 통증, 배변·배뇨 장애 증상이 동반돼 다른 장애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인 의존도가 높다. 이들의 주된 돌봄자는 직계가족이다. 이 실태조사에서도 뇌병병장애인들의 일상생활에 가장 도움을 주는 사람은 가족 구성원(76%)이다. 활동지원사 등 공적 서비스 제공자는 17.8%에 불과했다.
문제는 뇌병변장애인 가족에게 돌봄 책임이 전적으로 부담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주로 호소하는 돌봄 문제는 복지 안전망 부재에 따른 생계 부담, 우울증 등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이민경 연구원은 "뇌병변장애인 가족들은 번아웃이나 우울증 증상을 겪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무기력감에 빠지기 쉬운 만큼, 이들의 정신건강을 돌보는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뇌병변장애인에 대한 돌봄 부담이 가족들의 신체와 정신 건강까지 위협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측은 "단기간 내 호전이 어려운 장애아동을 돌보는 부모는 손목·허리 등 만성적인 신체 통증뿐 아니라 심리적 소진도 겪고 있다"며 "부모에 대한 치료비 등도 제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구지역 뇌병변장애인은 모두 1만2천159명으로, 지역 전체 등록 장애인(13만288명)의 약 9.3%를 차지했다.
조윤화기자 truehwa@yeongnam.com

조윤화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