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무덤 요청
“세속적 삶의 일몰…부활의 날 기다리고 싶다”

22일 멜버른의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에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 사실이 공개되면서, 바티칸이 아닌 장소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 될 전망이다.
교황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22년 6월 작성한 유언장을 통해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간소한 형태로 매장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유언에는 정확한 묘지 위치와 도표까지 포함됐으며, 묘비에는 라틴어 교황명 'Franciscus'만 새기도록 요청했다.
교황은 “영원한 삶의 희망과 함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쉬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대성전은 교황이 생전에 가장 아꼈던 장소로, 즉위 직후 가장 먼저 방문해 기도한 곳이기도 하다. 바티칸 외부에 안장되기 위해 그는 직접 관련 규정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669년 이후 해당 대성전에 안장되는 첫 교황이다. 또한 100여년 만에 바티칸을 벗어난 장지를 택한 유일한 사례이기도 하다.
교황 장례는 전례에 따라 선종 후 4~6일 이내에 치러지며, 일반 조문은 이르면 오는 23일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이날 오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사인을 뇌졸중과 심부전으로 발표했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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