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토론회 댓글 4천개 AI 분석
후보별 반응 온도차 확연…호감·비판·경합

지난 19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토론회 B조. 국민의힘 유튜브 캡처

지난 20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 토론회 B조.
국민의힘 대선 1차 경선에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후보가 최종 4강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본선 경쟁에 돌입했다. 이번 결과는 후보 8명이 맞붙은 TV토론 직후 발표된 만큼, 토론회가 여론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영남일보는 이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19일과 20일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로 생중계된 토론회 영상에 달린 약 4천 개의 댓글을 AI(인공지능)로 분석했다. 토론회 내내 실시간 반응이 담긴 댓글은 일반적인 여론조사와는 달리 유권자의 또 다른 솔직한 평가와 심정을 보여줬다.
◆'천재를 이끄는 리더' 김문수
김문수 후보를 둘러싼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소신 있는 보수" “의리 있고 청렴하다" “이재명에 맞설 유일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이어지며 전통 보수층의 확고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뜬구름 잡는 이야기" “AI·양자컴퓨팅 이해가 부족하다" “세대교체가 시급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종합적으로 보면 특정 지지층에서 신뢰가 높았으나 중도와 젊은층에게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평가였다. 시대 감각 부족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눈에 띄는 댓글은 “천재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다. 천재를 영입해서 이끄는 리더를 뽑는 거"였다. 김 후보의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지지 이유를 설득력 있게 나타낸 대표적 반응이었다.
◆'본선 경쟁력' 안철수
안철수 후보에 대한 반응은 정책 메시지에 대한 기대와 표현력 부족에 대한 아쉬움으로 나뉘었다. “AI와 기술 주권을 강조한 유일한 후보" “이재명과 맞설 적임자" “정답은 안철수"라는 긍정적 평가가 중도·보수는 물론 일부 진보층에서도 나왔다. 하지만 “발음이 어눌하다" “초등학생 같다" “전달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했다. 종합하면 정책의 구체성은 인정받았지만, 전달력 면에서 아쉬움이 컸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댓글은 “안철수가 좋아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은 안된다. 안철수만이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였다. 이 댓글은 본선 경쟁력을 기준으로 안 후보의 강점을 설득력 있게 드러냈다.
◆'시대정신' 한동훈
한동훈 후보는 가장 많은 댓글 언급량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보였다. “준비된 토론 괴물" “상대가 안됐다" “한동훈 혼자 쇼했다" 등 토론 능력과 자신감, 정확한 자료 제시에 긍정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너무 혼자만 튄다" “재수 없다" “상대를 깔아뭉갠다"는 부정적 의견도 보였다. 한 후보를 향한 디지털 민심은 존재감만큼이나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렸다. 특히 “이 사람은 그냥 정치인이 아니라 시대정신 같다.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게 사이다"라는 댓글이 눈길을 끌었다. 직설적 이미지와 강한 메시지를 명확히 드러낸 대표적인 평가다.
◆'팩폭 직설가' 홍준표
홍준표 후보는 “정치적 노련미" “경륜에서 나오는 여유" “할 말은 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존 지지층의 신뢰를 유지했다. 특히 한동훈 후보와의 대비 속에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예전 같지 않다" “사이다가 사라졌다" “꼰대 같다"는 비판도 나왔다. 종합하면 고정 지지층의 호응은 유지했으나, 확장성 측면에서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한 시청자는 “말은 막하지만 속은 정직한 사람. 중간중간 팩폭이 묘하게 통쾌함"이라고 했다. 홍 후보의 직설적 화법과 경험에서 나오는 메시지를 잘 담은 댓글이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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