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라는 두번째 뇌 갖춘 시대
질문 수준이 답의 수준 결정
AI에 정확하게 지시 내리고
정보 재구성 할 수 있느냐가
똑똑한 사람의 새 기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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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
마블의 '아이언맨(Iron Man, 2008)'은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마블 스튜디오와 영화 산업 전반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된 작품으로 손꼽힌다. 영화 아이언맨에서는 군수산업의 최강자인 토니 스타크가 활용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J.A.R.V.I.S.: Just A Rather Very Intelligent System)가 등장한다. 대중화되고 있는 생성형 AI 기술은 아이언맨에 나오는 바로 그 자비스 같은 기술이었다.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우리는 현재, 지식의 생산과 확산 구조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정보를 정확히 기억하고 재현하는 능력이 지식인의 덕목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프롬프트(명령어)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순간 수많은 정보가 즉각적으로 표시된다. 심지어 생성형 AI는 사용자가 묻기도 전에 필요로 할 만한 답을 예측해 제공한다. 과거의 똑똑한 사람은 암기력이 뛰어나고 계산이 빠르며 폭넓은 지식을 보유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정의가 바뀌었다. 질문을 명확하게 던질 줄 아는 사람, AI에게 정확한 지시를 내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점을 도출할 수 있는 사람이 21세기 똑똑한 사람이다.
이처럼 정보 접근 방식이 전환된 시대에, 우리는 듀얼 브레인(Dual Brain) 개념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AI라는 확장된 지능으로서의 두 번째 두뇌와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과 탐색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두 지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기계와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은 곧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AI가 제시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전환기에 접어든 지금, 학습의 목적 역시 재정의 되어야 한다. 이제는 AI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 융합적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질문 능력을 기르는 데 학습 초점을 맞춰야 한다. AI가 공동 학습자(partner learner)이자 공동 문제 해결사로서 함께 성장하는 존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고유성은 더욱 중요한 자산이 된다. 아울러, AI 시대에 걸맞은 학습 평가 체계와 기술 활용의 윤리 기준 역시 시급히 논의되어야 할 과제다.
하나의 두뇌만으로 살아간다면 듀얼 브레인에게 밀려날 것이다. AI라는 확장된 두 번째 뇌를 갖춘 시대에는 질문의 수준이 곧 답의 수준을 결정한다. 우리는 다시금 인문학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된다. 어떤 질문이 지금 나에게 그리고 지역과 사회 그리고 인류에 필요할까? 질문을 질문하게 되는 듀얼 브레인의 시대, 불안, 초조함 더 나아가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가?
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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