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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첫’이라는 단어가 주는 특별한 설렘

2025-05-01
[문화산책] ‘첫’이라는 단어가 주는 특별한 설렘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윤병인 책임

'첫'이라는 단어가 주는 울림은 우리 마음 속에 오래 남는다. 첫사랑, 첫눈, 첫 출근과 첫 월급. 첫걸음마와 첫돌.

문화산책과의 '첫 만남'을 기념하며 지금 내가 함께하는 대구간송미술관과 그 안에서 만들어가고 있는 다양한 '첫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본다.

2018년, 관람객 입장에서 처음 간송을 만난 기억이 있다. 당시 화제의 전시였던 '조선회화명품전'을 방문했다는 단순한 기억과 그때 찍은 페이스북 인증샷.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몇 해 뒤 내가 대구간송미술관과 깊은 인연을 맺게 될 줄은.

2022년 1월 어느 겨울날. 미술관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나는 대구간송미술관의 기공식 사진 촬영을 맡게 됐다. 그리고 몇 개월 후, 맙소사! 기공식의 찍사는 대구간송미술관(개관준비단)의 홍보담당자가 되었다. 단순한 일상일 뿐이었던 그날의 기억을 통해 첫 삽을 뜨기까지 헌신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거기다 개관준비단의 일원으로서 겪은 다양한 경험이 더해지며 어느새 큰 의미를 가진 첫 만남으로서 기억 한켠에 자리 잡았다.

첫 관람객에 대한 기억도 잊을 수 없다. 밤낮없이 준비했음에도, 관람객이 찾아오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던 나날이었다. 그러나 며칠 밤을 지새우게 만든 불안이 무색하게도 개관 당일, 이른 아침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섰다.

가장 앞에 선 첫 관람객은 몇시간의 기다림 끝에 미술관에 첫 발을 내딛으며 이렇게 말했다. “미술관 개관 1호 입장이 인생의 버킷리스트였고,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을 너무나 기다려왔어요."

1호 관람객이 품은 그 설렘과 기대를 내가 온전히 다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 진심 어린 말 한마디는 오랫동안 내 마음 속을 채우고 있던 불안과 긴장감을 조금씩 지워주었다. 그리고 개관이라는 첫 만남의 순간을 감사한 마음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소중한 순간으로 만들었다.

관람객과 미술관에서 함께 만들어가는 소중한 첫 순간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술관의 첫 기획전 '화조미감'과 이번 전시에서 오랜 시간 수리복원을 마치고 첫선을 보이는 겸재 정선의 작품들. 간송의 소장품을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첫 상설전, 그리고 미술관 최초의 '한국관광의 별' 선정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보화각(간송미술관)의 정신을 연결하고 확장해 나가는 대구간송미술관은 지금도 새롭게 써내려갈 첫 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여정에 앞으로도 여러분이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윤병인<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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