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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듣는다]현미리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소변 이상에 열까지…‘급성 신우신염’ 방치하면 신장 망가진다

2025-05-05 18:46

신장 감염 부르는 방광염…여성·고령자·당뇨병 환자 특히 위험
하부요로감염, 제때 치료 안 하면 콩팥·혈액까지 감염
고열·오한·구토 동반…배뇨통 있다면 즉시 병원 가야
항생제 늦으면 신농양·패혈증…수술까지 이어질 수도
예방하려면 소변 참지 말고 수분 충분히…청결 습관 중요

[전문의에게 듣는다]현미리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소변 이상에 열까지…‘급성 신우신염’ 방치하면 신장 망가진다

현미리 계명대 동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며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 감기나 몸살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고열과 오한, 구토, 옆구리 통증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닐 수 있다. 특히 여성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고령 환자, 당뇨병 환자라면 '급성 신우신염'을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한다. 급성 신우신염은 콩팥(신장)에 생긴 세균성 염증 질환이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흔한 듯 흔치 않은 병

급성 신우신염은 방광염과 같은 하부요로감염이 상행해 요관을 타고 신장에까지 이르러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우'는 신장의 내부 공간으로, 이곳에 세균이 침입해 염증이 생기는 것이 신우신염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대장균(E. coli)이다. 성생활, 배뇨 장애, 비위생적인 배변 습관 등이 감염 경로가 된다. 특히 여성은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짧고 항문과 가까워 세균이 침투하기 쉬워, 남성보다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초기에는 소변을 자주 보게 되거나, 소변을 볼 때 따끔한 통증이 동반되는 등 방광염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신장까지 염증이 번지면 38도 이상의 고열, 심한 오한, 옆구리 통증, 구토, 메스꺼움 등의 전신 증상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나 고령층,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전형적인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중년 남성도 안심 못해

여성에게서 신우신염 발병이 잦은 이유는 단순한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다. 요도가 짧아 세균의 상행 감염이 쉽고, 생리 전후 위생 상태가 나빠지거나 성관계, 임신과 같은 상황에서도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요도 점막이 약해져 감염에 취약해진다. 남성의 경우는 젊은 층에서는 드물지만, 중년 이후에는 전립선 비대증이 요도 압박을 유발해 배뇨 장애를 만들고, 이로 인해 세균이 체내에 머무르면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요로 결석이나 방광요관 역류와 같은 해부학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도 신우신염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 위해선 검사가 필수

신우신염의 증상은 감기나 장염과 혼동되기 쉽다. 하지만 전신 증상과 함께 소변 이상이 동반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요배양검사를 통해 진단을 내린다. 특히 요배양검사는 감염의 원인균을 확인하고, 어떤 항생제에 반응하는지 알아내기 위한 검사로 치료의 핵심이 된다. 혈액에서 염증 수치(CRP), 백혈구 수, 패혈증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복부 초음파나 CT 검사를 통해 신장 내 고름집(신농양) 발생 여부도 진단한다.

◆내성균은 경계 대상

급성 신우신염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평균 치료 기간은 7~14일이며,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많지 않다. 다만 고열이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 혹은 면역 저하 환자의 경우에는 정맥 항생제를 사용하며 입원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해 내성균(ESBL균, CRE균 등)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6개월 이내 항생제 복용 이력이 있거나, 병원 내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해외에서 치료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내성균 여부를 확인하고 항생제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치료 지연 시 합병증

문제는 치료 시기를 놓쳤을 때다. 발열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옆구리 통증이 악화될 경우 신농양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신농양은 신장 내에 고름이 고이는 상태로, 항생제만으로는 호전되기 어렵고 경피적 배액술이나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신우신염이 심해지면 기종성 신우신염이라는 드문 감염으로 진행되는데, 이 경우 신장 내 가스가 차면서 심각한 신기능 저하나 신장 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패혈증이다. 세균이 혈액으로 퍼지면 전신 염증 반응이 발생하며, 의식 저하, 저혈압, 쇼크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복 감염 시 반드시 원인 확인해야

신우신염은 재발률도 높은 질환이다. 특히 6개월 내 2회, 1년 내 3회 이상 발생하는 재발성 신우신염 환자는 단순 감염이 아닌 기저 원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방광요관 역류, 요관 협착, 요로 결석, 신경인성 방광 등이 있으며, 복부 초음파나 요로 CT, 배뇨역학검사 등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당뇨병, 신경 질환으로 인해 방광 배출 기능이 떨어지는 환자, 소변줄(요도 카테터)을 사용하는 환자들도 반복 감염 위험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배뇨 훈련, 카테터 교체, 수분 섭취 등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 가능

신우신염은 예방이 가능한 감염이다. 가장 중요한 예방 수칙은 물을 충분히 마셔서 소변을 자주 배출하는 것이다. 하루 1.5~2리터 이상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소변을 오래 참지 말고, 대변 후에는 항문에서 요도 방향으로 세균이 이동하지 않도록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비데를 사용할 때도 청결 상태를 점검하고, 공용 비데 사용 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성관계 후 배뇨, 생리 전후 위생 관리도 신우신염 예방에 중요하다. 남성은 전립선 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조기에 비뇨기과 진료를 받고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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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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