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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보수와 대구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에게 폭싹 속았다

2025-05-07
대통령 선거 경선 도중 낙마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마지막이 볼썽사납다. 그는 지난 5일 SNS에 "내 인생 3막 구상을 위해 미국에 잠시 다녀 오겠다"는 글을 올렸다. "세상사 잊고 푹 쉬면서 내 인생 3막을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도 적었다. 본인은 이재명 후보와의 진검승부를 꿈꾸었을텐데, 2강에도 들지 못하고 4강에서 탈락했으니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새로운 구상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왜 하필 지금인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당원도 국민도 아직 홍준표를 믿고 있다. 김문수는 늘 홍준표 후보와 함께 할 것"이라고 손을 내밀었지만, 묵묵부답이다. 국민의힘에는 본선을 뛰어본 홍 전 시장의 경험이 필요한데, 대선과는 선을 긋고 자기는 딴 세상에 살고 싶단다. 경선 탈락 이후 탈당에 대해 "내가 당을 버린게 아니라 당이 나를 버렸기 때문"이라는 해석은 또 뭔가? 지지를 보내 준 당 안팎의 사람들에게 일말의 미안함도 없는 모양이다. 당 대표에 대통령 후보까지 꽃길을 걸었던 사람의 이런 모습은 보수에 대한 배신이다.

"서울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도 했다. 서울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대구와의 인연이 중·고등학교를 다닌 것뿐이지만, 79%의 압도적 득표율로 대구시장이 되고, 불과 18일 전까지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다. 지도부와 갈등으로 탈당한 무소속의 그를 다시 국회의원으로 만들었고, "저를 키워 준 고향"이라는 말을 믿고 시장으로 선택한 대구시민들에 대한 기만이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정말 수고했다'지만, 제주 이외에서는 '폭싹 속았다'는 말은 믿었던 사람에게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을 때 사용한다. 보수와 대구는 홍준표에게 폭싹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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