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46%, 외래 27% 줄어…환자 치료받을 권리 흔들
“인력 붕괴가 의료 붕괴로”…병상가동률 25%P 급락
의정갈등 장기화에 대형 병원 기능마저 ‘마비’

경북대병원 전경.
의정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대구경북 거점 의료기관인 경북대병원의 기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가동률과 수술·외래 실적이 모두 반토막났다.
8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13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경대병원의 지난 3월 병상가동률은 46.9%로 급감했다. 지난해 같은 달(72.6%)대비 25.7%포인트 하락했다. 삼덕동 본원의 병상 가동률은 44.7%, 칠곡경북대병원은 49.0%다. 전체 병상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는 셈.
의정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2월부터 병원은 가파르게 흔들렸다. 병상가동률은 그해 1월 77.2%였지만 2월은 68.6%로 하락했다. 3월엔 48.2%까지 주저앉았다. 이후 1년 넘도록 5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수술 건수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삼덕동 본원의 올해 1~3월 평균 수술 건수는 956건으로, 전년 동기(1천770건) 대비 46% 감소했다. 칠곡경북대병원도 1천85건→654건으로 39.7% 줄었다. 생명을 다투는 중증환자의 수술마저 위축된 것.
외래진료도 예외는 아니다. 삼덕동 본원의 외래환자는 27%, 칠곡경북대병원은 11.9% 줄었다. 대형 국립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의정갈등의 핵심은 '사람'이다. 전공의 집단 사직과 수련 중단은 의료 현장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경대병원은 전공의와 전임의를 포함한 젊은 의사 인력이 전체 진료의 중추 역할을 해왔다. 이들의 이탈은 곧 수술과 진료의 정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윤 의원실 관계자는 “국립대병원이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료과별 인력 재배치와 인센티브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