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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된 영남우유 직영 목장, 대구 낙농 콘텐츠로 재생 가능성

2025-05-08 22:20

“흉물로 둘 순 없어 살려야 한다”…문제는 소유권
방치된 직영 목장, 유휴지 활용 모델로 적극 검토해야
미국·양평 농촌 재생 사례처럼 체험장 전환 가능성도
3만9천㎡ 부지 공동 명의…활용엔 공공성 논의부터

폐허된 영남우유 직영 목장, 대구 낙농 콘텐츠로 재생 가능성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옥포로 102에 위치한 '영남우유 직영 목장' 건물 전경. 1960~1970년대 낙농 시범 생산과 유가공 실습장이 함께 운영되던 곳이지만, 수십 년간 방치되며 현재는 폐허처럼 남아 있다. 건물 외벽의 간판과 사일로, 덩굴식물로 뒤덮인 부지가 당시의 흔적을 말해준다. 강승규 기자

폐허된 영남우유 직영 목장, 대구 낙농 콘텐츠로 재생 가능성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영남우유 직영 목장' 입구에 세워진 표지판. 하단에는 '일본 명치대학원 농산제조과 농학박사 수료 김문조 기념관'이라는 문구가 함께 적혀 있다. 설립자 고(故) 김문조 박사가 일본 유학 시절 습득한 낙농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시범목장의 정체성과 교육 목적이 반영된 흔적이다. 강승규 기자

폐허된 영남우유 직영 목장, 대구 낙농 콘텐츠로 재생 가능성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옥포로 102 '영남우유 직영 목장' 부지 입구. 폐허가 된 목장 부지는 현재 녹슨 자물쇠로 잠긴 채 출입이 통제돼 있으며, 뒤편으로 방치된 건물과 사일로(사료 저장고)가 보인다. 이곳은 1960~70년대 낙농 시범 생산과 유가공 실습이 이뤄졌다. 강승규 기자

8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옥포로 102번지. 한때 '영남우유 직영 목장'이 있던 곳이다. 건물 외벽 페인트는 벗겨졌고, 창문엔 유리 대신 비닐이 나부낀다. 대낮인데도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지 오래돼 보였다. 말 그대로 흉물이 된 것. 이곳은 과거 낙농 전문가인 고(故) 김문조 박사(영남우유 대표)가 운영하던 시범목장이었다. 일본 명치대학원 농학박사 과정을 수료한 김 박사는 교육과 생산을 함께 염두에 둔 선진 시설로 이 목장을 조성했다. 한동안 우유 생산과 유가공 실습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이 '버려진 공간'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여긴다. 기존 건축물을 보존하고 농촌 경관과 결합하면 낙농 체험장이나 자연 학습장, 지역 콘텐츠 농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것. 성공 사례는 있다. 경기 양평군 '달강마을'은 주민 주도로 농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향토음식 개발을 시도했다. 농촌진흥청도 유휴 농지와 농가를 체험형 관광지로 활용하는 사업을 지원 중이다. 해외 사례도 있다. 1868년 미국 코네티컷주 리치필드에 설립된 '아레투사 농장'은 최근 교육 중심 농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코네티컷대, 코넬대, 지역 FFA·4H 프로그램과 협력해 농업교육을 제공한다. 축구장 93개 규모 부지에 19개 건물을 활용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남우유 목장이 있었던 현재 옥포읍 부지도 나쁘진 않다. 외지인 유입이 늘고 있고, 인근엔 산업단지와 관광지가 공존한다. 차량 접근성도 좋다. 도심 외곽이라는 점은 체험형 관광지로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녹록지 않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해당 부지는 '목장용지'로 등록돼 있다. 총면적은 3만9천978㎡(1만2천여평)다. 소유자는 김 전 박사 일가로 추정되는1960·1962·1966년생 3명. 이 중 2명이 각 1만6천489㎡, 나머지 1명이 7천㎡의 지분을 갖고 있다.

허등용 경북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사유지라면 활용 여부는 결국 소유자 판단에 달렸다. 제3자가 이래라저래라 할 문제는 아니다"며 “방치된 것도 하나의 선택일 수 있다. 만약 지자체나 공공 소유였다면 활용 논의는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빈집 문제처럼 방치된 토지에 대한 공공 관리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먼저 형성된 후에야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장을 운영했던 옛 영남우유(달성군 화원읍)는 2015년 폐업했다. 1964년 백설유업사로 출발, 1974년 '영남우유'로 사명을 바꿨다. 병 우유 특허 기술을 앞세워 1980년대 공장을 두 곳까지 늘렸다. 판매망도 경북을 넘어 부산·경남·제주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유업계 경쟁 심화와 창업주 별세 이후 적자신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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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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